대기업, 은행 빚 줄이고 회사채 늘렸다

3월 5대銀 대출, 작년 3월比 4조↓
1~2월 회사채 발행 11조3000억
2개월 새 작년 1분기 수준 육박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기업들의 자금조달 무게중심이 은행 대출에서 회사채 발행으로 다시 옮겨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은 78조6789억원으로 파악됐다. 82조7022억원이었던 지난해 3월 말에 견줘 4조233억원(4.9%) 가량 줄었다.

연초 설비투자 수요 등으로 1월(79조9362억원)과 2월(80조4409억원)을 거치며 소폭 증가했다가 3월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양새다.

반대로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올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집계를 보면 지난 1~2월 대기업 회사채 발행 규모는 1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2조4000억원) 수준에 육박했다.

대기업은 회사채와 같은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가 실물ㆍ금융 전반을 강타하면서 채권시장이 갑자기 얼어붙고 신용경색이 심화해 은행 대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의 효과로 기업의 회사채 발행 수요가 증가했고 기관투자자의 자금집행이 재개됨에 따라 우량 일반회사채 중심으로 발행이 확대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이달 16일까지 삼성ㆍ현대차ㆍSKㆍLGㆍ롯데ㆍ한화ㆍGSㆍ현대중공업ㆍ신세계ㆍCJ 등 10대 그룹의 회사채 발행잔액 증가액이 지난해 연 순증액(5조144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8조5800억원에 달하는 것이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이나 확산세, 방역정책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은행 대출 의존도가 지난해처럼 크게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企는 여전히 대출로 버티기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대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26조9000억원으로 전월에 대비해 7조3000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잔액이 173조1000억원으로 2조7000억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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