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놓고 못 쓰는 제주 재생에너지…정부, 활용도 높인다

제주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2015년 3회→작년 77회
英·獨도 풍력발전량 4~5% 출력제어
정부, 잉여전력→수소·열에너지 전환 및 육지 전송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제주도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수요를 초과해 생산되고 있다. 정부는 남는 전력을 수소·열 에너지로 전환해 활용하고, 육지로 전송해 과잉공급 문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가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우리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출력 비중은 지난해 16.2%로 나타났다.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설비가 증가하면서 이 비중은 2015년 9.3%, 2017년 13.2%, 2019년 14.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전력 과잉생산이다. 2030년까지 제주도 전력 수요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탄소없는 섬 2030' 추진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을 크게 늘린 탓이다. 전력이 부족해도 정전이 발생하지만 과잉공급돼도 전력계통에 과부하가 생겨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한 제주도 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횟수가 2015년 3회에서 지난해 77회로 크게 늘어났다. 출력제어는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피해로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2050년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 문제는 전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

물론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해외 신재생에너지 주요국도 전력 과잉공급으로 인한 출력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은 2016년 기준 전체 풍력발전량의 4.36%, 영국은 5.64% 비중의 출력제어를 시행했다.

정부는 제주도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잉여전력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산업부는 제주도청과 함께 필수운전 발전기 최소화, 계통안정화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1 HVDC 역송 등으로 재생에너지 수용능력을 높이고 올해 출력제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활용해 수소로 전환하는 P2G 기술, 열로 전환하는 P2H 기술, 전기차를 ESS로 활용하는 V2G 기술 등을 제주도에 우선 적용해 신규 유연성 자원도 발굴할 계획이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혁신정책관은 "전력은 상시 수급을 맞춰야 하므로 전력수요에 맞게 발전기를 제어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모든 발전기에 적용되는 공통된 사항"이라며 "단기적인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최소화 방안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보상원칙 및 세부방안, 관련 시장제도 개선 등을 통해 비용 효율적인 출력제어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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