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메타버스’ 시대가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련 기업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빅히트는 전일까지 약 32%가량 급등했다.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는데,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는 국내 주식 순매도 기조 속에서도 빅히트 주식은 543억원어치 사들였다. 영화 ‘승리호’ CG 제작사인 위지윅스튜디오도 올해 들어 43%가량 급등했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엔 ‘메타버스’란 키워드가 등장하며 관련 수혜 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가공, 추상의 뜻을 담은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해 가상에 기반한 세계를 지칭한다. 비대면·온라인 시대로 전환되면서 메타버스 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증강현실(VR)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잘 구현해낸 기업으로 꼽힌다. 디지털 캐릭터로 게임을 즐기면서 콘텐츠를 만들거나 타인과 소통, 화폐거래도 가능하다. 미래에 성장 가치가 높은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아크(ARK)인베스트먼트가 상장 당일 50만주를 사들이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 첫 거래가격(64.5달러) 대비 14%가량 상승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엔터, 게임 등 미디어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빅히트와 네이버가 대표적인데 두 기업은 전략적으로 제휴해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 선점에 나섰다. 네이버는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핵심 경쟁력이다. 자신이 원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소통과 아이템 거래, 콘텐츠 생산을 통한 수익 창출까지 가능한 플랫폼으로 지난 2018년 출시 이후 가입자는 2억명에 달한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제페토는 10대 비중이 80%에 달하며 쇼핑, 광고, 핀테크 등 기존 사업 부문으로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비즈니스를 가상 영역으로 확장해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히트는 연예 업계에서 메타버스 흐름을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엔 네이버제트에 7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가상공간에서 아티스트의 이모트(이모션) 판매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될 경우 다양한 사업모델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티스트와의 접점을 가상현실로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연예 업계에 새로운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덱스터, 위지윅스튜디오 등 특수영상이나 시각효과(VFX) 콘텐츠 제작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메타버스를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명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의 핵심인 실감형 콘텐츠 시장은 2016년 이후 연평균 27%의 성장률을 보이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오는 24일 상장 예정인 ‘자이언트스텝’도 메타버스 관련 기업으로 특수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실시간 콘텐츠 제작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