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세계1위 이스라엘, 아랍계 주민 백신기피 심화

2회 접종률도 50% 넘어서...집단면역 가시화
아랍계 주민 40% 접종안해...중증 비율도 높아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백신 2회 이상 접종자가 전국민 50%를 넘기며 집단면역 형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아랍계 주민들의 백신기피가 심화돼 보건당국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라마단 기간을 앞두고 아랍계 주민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질 우려도 제기 중이다.

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백신을 단 한차례도 맞지 않은 16세 이상 성인은 98만9000여명으로 이 중 약 40%에 해당하는 38만2000여명이 아랍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인해 집단면역이 가시화됐다고 평가받는 접종률 세계 1위 이스라엘 보건당국이 아랍계 주민들의 접종률을 늘리는데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를 통해 면역이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비율도 아랍계의 경우 68%에 그쳐 이스라엘 전체 평균인 84%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의 방역 조치에 저항하고 백신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진 초정통파 유대교도 집단도 아랍계 주민들보다는 높은 70%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인구 중 아랍계 인구는 약 21% 정도를 차지한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아랍계의 백신 기피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포되는 음모론과 가짜뉴스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아랍계 주민들은 코로나19 양성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평균 코로나19 검사 수 대비 양성 비율은 백신 접종률 상승과 함께 최근 3∼4%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아랍계의 경우 13∼14%에 달하며 일부 아랍계 집단 거주 도시의 경우 20%에 육박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아랍계 주민들의 경우, 중증환자 비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전체 중증 환자 중에서 아랍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초 시작되는 이슬람교 최대 명절인 라마단이 곧 다가오고 있어 아랍계 주민들 사이에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최대 의료관리기구(HMO) 클라릿의 자문역인 자히 사이드 박사는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랍계의 경우 아직 낮다. 소셜미디어에 들불처럼 퍼지는 가짜뉴스 때문"이라며 "라마단이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접종자가 늘어나 재앙을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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