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의 추락…방송·광고계 손절 이어 복귀 시점도 '불투명'

흥국생명에서 한솥밥 먹는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쌍둥이 자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최근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방송계와 광고계는 재빠르게 '흔적 지우기'에 나섰고 두 선수가 선수단 숙소를 떠나면서 복귀 시점도 모호해졌다.

12일 광고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 이후, 이들이 출연한 광고가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출연한 자동차회사의 광고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 처리됐다. [이미지출처 = 기아자동차 광고 영상 캡처]

대표적인 사례는 기아자동차의 스팅어 마이스터 광고다. 해당 광고는 자매의 어린 시절 사진부터 훈련 후 대화까지 30초 분량으로 담아냈다. 배구선수가 자동차 광고 모델로 나선 최초 사례였다. '쌍둥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광고 문구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폭력 논란 이후 기아차는 쌍둥이가 출연한 광고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로 전환했다. 광고를 내린 후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지난해 4월 이다영과 이재영 자매가 tvN '유 퀴즈 온더 블록'에 출연한 모습. 현재는 이 방송분을 다시보기 할 수 없다. [이미지출처 = 방송화면 캡처]

방송가의 '손절' 움직임도 시작됐다. 이들이 지난해 4월 출연한 tvN '유 퀴즈 온더 블록'과 같은 해 8월 출연한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 측은 11일 이들의 출연분 다시 보기를 삭제했다. 이튿날인 12일에는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가 이들의 출연분 다시 보기 서비스를 삭제했다. 관련 포털 사이트 및 홈페이지에서도 이들의 모습이 담긴 클립 영상이 삭제됐다.

이재영·다영 자매로부터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글. [이미지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재영·다영 자매로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낱낱이 열거되어 있었다.

쌍둥이 자매와 초·중학교 배구선수단에서 함께 활동했다고 밝힌 글쓴이는 "(쌍둥이 자매가)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부모님을 '니네 XX, XX'라며 비난하고 욕설을 퍼부었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이를 거부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라며 "툭하면 돈을 걷고 배 꼬집고 입 때리고 집합시켜서 머리를 때렸다"라고 폭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영·다영 자매는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들은 자필로 쓴 사과문을 통해 "학창 시절 잘못된 언행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 "깊은 죄책감을 느끼며 자숙하고 반성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사과문이 올라온 이후에도 이들을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사과문을 올린 뒤 이다영이 같은 팀 김연경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언팔로우'(친구 끊기)한 것이 알려지며 김연경 선수와의 불화설이 또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두 선수의 '영구제명'을 요구하는 청원글 [이미지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급기야 지난 1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두 선수의 '영구제명'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여자배구 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 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청원인은 "최근 여자 프로배구선수로부터 학교폭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지만, 배구연맹은 이를 방관하고 조사나 징계조차 없다"라며 "배구 연맹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영구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두 선수는 팀 숙소를 떠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선수가 부재한 채 흥국생명은 1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원정 경기 치렀다. 1시간 16분 만에 끝난, 올 시즌 최단 시간 경기였다.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0-3 완패를 당하며 3연패 수모를 겪었다.

이날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아시다시피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라며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가장 어렵다"라고 말했다. 쌍둥이 자매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 장기 공백을 예상케 했다.

빠른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둘러싼 국민적 비판이 점점 거세지면서, 소속팀뿐만 아니라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국가대표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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