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택배 뜯고 식용유 뿌리고…지옥문 열려' 아파트 발칵 뒤집은 초등생들 난동

"선물 세트 오만 곳에 뿌려놓고 밟아놔"
부모들, 자체 피해 변상 약속

초등학생 3명이 뿌린 밀가루 등으로 인해 난장판이 된 대구 한 아파트 바닥 모습.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대구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들이 입주민 택배를 파손하고 식용유·밀가루를 바닥에 뿌리는 등 난동을 피운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이 이들을 붙잡은 가운데, 학생들의 학부모는 직접 피해를 변상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5일 대구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남의 택배를 파손하고 식용유와 밀가루를 바닥에 뿌린 초등학생 3명에 대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학생 3명 중에는 10세 미만 소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만 10세 미만은 '범법소년'에 해당돼 범행을 저질러도 형사처분이나 보호처분을 받지 않는다. 또 만 10세~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학생들의 부모는 자체적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변상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식용유 등으로 바닥이 미끄러워져 한 입주민은 넘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해당 사건은 전날(4일) 아파트 주민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사진을 찍어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아파트 난리났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한 이 주민은 "초등학생 3명이 아파트 각 동을 돌아다니면서 택배 포장을 다 뜯고, 여기저기 다 던져놨다"며 "(설 명절) 선물 세트로 온 식용유나 밀가루, 로션 크림, 건강보조제, 과일 등도 닥치는 대로 (아파트 내부) 오만 곳에 다 뿌려놓고 밟아서 터뜨려놨다"고 설명했다.

누리꾼이 올린 사진을 보면, 아파트 복도 바닥에는 밀가루가 흩어져 있다. 또 아파트 계단에는 "기름으로 미끄러우니 계단출입을 삼가주시기 바란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은 "주민 한 분은 식용유를 밟고 넘어지셨다"며 "세대 도어락에도 로션을 떡칠해 놔서 도어락이 고장난 집만 5~6세대"라고 전했다.

이어 "경찰차 6대가 왔고, 이후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학생들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들도, 관리실도, 입주자대표회의도, 초등학생 부모들도 다 멘붕"이라며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요? 초등학생이라 (처벌도) 안 된다고 들은 것 같다. 내일도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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