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대물 '3억 이상' 고액 가입 늘었다

작년 가입자 중 66% 달해
"고가 수입차 늘어나 부담"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자동차 사고로 상대방 차량의 손해를 보상해주는 대물배상 가입금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대물배상을 3억원 이상 고액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억대가 넘는 수입차들이 늘어나면서 고액 배상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가입대수 1714만9000대 중 3억원 이상 가입대수는 1141만5000대를 기록했다.

3억원 이상 가입대수는 2018년 787만9000대에서, 2019년에 981만2000대로 큰 폭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3억원 이상 가입대수 비중도 2018년 48.3%에서 2019년 58.8%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에는 66.6%에 육박하고 있다.

1억원 미만 가입대수는 2018년 61만8000대에서 2019년 61만2000대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70만5000대로 늘었다. 특히 1억원 이상 3억원 미만 가입대수는 2018년 780만3000대에서 2019년에 626만8000대로, 다시 지난해 502만9000대로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의무보험 가입 금액은 2000만원이지만, 가입자에 따라서 3000만원에서 10억원에 이르기까지 금액별로 선택할 수 있다.

의무가입금액이 평균적인 자동차 가격보다 낮아 과거에도 대부분 의무금액 보다 높은 금액을 설정했지만 최근에는 3억원 이상 고액 가입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대물배상 가입금액이 고액화되는 원인이 외제차 등 고가차량이 늘어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수입차 등록대수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가운데 수입차는 241만대로, 2015년 139만대에서 5년 만에 73.3%나 급증했다. 지난해 누적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27만4859대로 전년 보다 12.3% 증가했다.

고가차량과 사고 시 대물 보상금액이 부족하면 본인이 직접 보상을 해야 한다. 운전자가 고가의 외제차와 과실비율 8대2로 충돌사고를 내 총 대물피해가 6000만원이 발생한 경우, 운전자가 보상해야할 금액 4800만원 중 대물 3000만원에 가입했을 때에는 보험사에서 3000만원을 보상하게 된다. 나머지 1800만원은 운전자 본인이 보상해야 한다.

대물배상 금액을 올리면 올릴 수록 보험금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고액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의 경우 대물 2000만원의 보험료는 12만4170원이지만, 3000만원은 17만6200원으로 5만원 가량 오르게 된다. 반면 대물 1억원 보험료는 19만1000원, 3억원은 19만1530원으로 고작 530원만 오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가 외제차와 사고가 발생하면 국산 자동차 대비 2~3배 이상 수리비가 나오는 만큼 고액 대물이 필요하다"면서도 "수억원을 보상해야하는 사고는 드물어 보험료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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