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나라 탓만 하네…지겨워' 피격 공무원·백신 사망 유족에 원색적 비난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연주 기자] 북한의 피격으로 사망한 우리 공무원 유족과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숨진 10대 유족에 대한 근거 없는 악성 댓글(악플)이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달 서해상에서 북한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복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하는 사람이 있어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가족과 희생자를 향한) 인격살인이나 명예살인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일부 친문 네티즌을 중심으로는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냐'는 취지의 댓글과 함께 유족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A씨의 월북설을 언급하며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4일 오전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 그룹에서 한 누리꾼은 "더러운 빨갱이, 월북자 의심의 가족아…대한민국 역대 어느 대통령이 일반인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더냐. 업무가 바쁜 대통령께서 회의 석상에서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편지까지 보냈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A씨 관련 언론 보도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월북자한테 무슨 명예가 있냐", "도박으로 빚져서 자진 월북한 국민은 우리 국민이 아니다", "도박쟁이 가족 떼쓰지 말라", "정부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북한으로 도망가려고 하다가 사망한 게 국가 탓이냐" 등 원색적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A씨의 형 이래진씨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리는 상소문에서 "댓글로 인해 연예인이 왜 자살하는지 심경을 이해하겠다"라며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독감 백신을 맞고 이틀 뒤 사망한 고교생 B군의 유족에 대한 악플도 이어지고 있다. 유족 측은 질병관리청에서 B군의 사망요인이 백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발표한 데 대해 반발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동생은 지난 14일 백신을 맞고 지난 16일 오전 사망한 채로 자택에서 발견됐다"며 "국과수에서는 독감과 관련이 있을 수가 없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 자살 혹은 타살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동생의 죽음에 대한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X나 X나 국민 청원 올리고 있다", "보상금이 그렇게 받고 싶냐", "부검 결과가 나왔다는데 인정하지 않는 건 무슨 태도인가", "사람만 죽었다 하면 정부 탓하는 거 지겹다" 등 유족을 비난했다.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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