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효과' 고비…추석 뒤부터 신용대출 잡힐까?

5대은행 9월 신용대출도 급증 흐름
추석 연휴 이후 관리방안 본격 가동

은행 대출창구 참고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신용대출 옥죄기에 나선 가운데 대출 증가세가 언제 본격적으로 꺽이기 시작할 지 관심이 모인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지다가 은행의 대출 억제 방안이 본격 가동되는 추석 연휴 이후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달 24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863억원으로 지난달 말(124조3335억원)에 견줘 2조6116억원 불어났다. 이런 흐름이라면 5대 은행의 이달 전체 신용대출 증가액은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약 4조원으로 월 단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지난달에는 못 미치지만 역대 2위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규모다.

이는 빚을 내어서라도 주식 등에 투자한다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집마련에 나선다는 '영끌' 등의 영향이 계속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서는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다음달 5~6일)이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는 분석이다.

총 1만명에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청약증거금으로 최대 4500만원을 대출해주고 이자는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케이뱅크의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마케팅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은행들에서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신용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 / 출처=연합뉴스

금리 줄줄이 높이고 한도 조여

'빅히트 효과'가 잦아들고 추석 연휴가 지나면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6일부터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금리우대 조건을 강화한다. 공과금ㆍ관리비 거래에 따른 0.1%의 우대금리를 폐지하고 신용카드, 적립식 상품, 오픈뱅킹 가입 등에 따른 금리우대의 중복적용을 중단하는 등의 방식이다.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 대출'의 경우 우리은행 계좌 급여이체, 우리카드 결제실적 등에 따른 금리 우대율이 0.1%포인트씩 줄어든다.

KB국민은행은 29일부터 우대금리를 줄여 전체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1∼0.15%포인트 높인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은 아울러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현행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KB직장인든든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5일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연 2.01%에서 연 2.16%로 0.15%포인트 높였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 등의 구체적 방안을 확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에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올해 말까지 신용대출 총량을 어느 정도로 관리하겠다는 등의 관리방안을 담은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일단 은행 자체 관리방안에 따른 대출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급증세가 지속되면 별도의 규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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