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정에디터
9월의 시작은 거리 두기 2.5단계였으니, 길어지는 집콕에 속수무책으로 늘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부터는 2단계로 완화됐지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답답함과 지루함, 그리고 약속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지루한 시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할, 서바이벌 영화 4편을 엄선했다.
사진 = '헝거게임 : 더 파이널' 스틸컷
서바이벌 영화는 액션 영화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탈출 혹은 억압하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저항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가슴 벅찬 감동과 해방감을 더 느끼게 된다. 서바이벌 작품을 대표하는 영화는 바로 <헝거게임>이다. 총 4편의 시리즈 영화로, 다시는 없을 여전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헝거게임 같은 영화’가 연관검색어에 뜰 정도로 영화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사진 = '헝거게임 : 더 파이널' 스틸컷
특히 주인공 캣니스가 활을 쏘는 액션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1편 개봉 이후 미국의 여성 청소년이 양궁을 배우는 비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부조리한 정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소녀의 모습에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어느새 역경을 헤쳐나가는 주인공 캣니스를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 = '메이즈러너' 스틸컷
<메이즈러너>는 기억이 삭제된 채, 거대한 미로에 갇혀버린 사람들의 탈출을 그린 영화다. 매일 밤 정체불명의 존재에게서 도망쳐야 하는데, 미로를 조작하는 누군가가 분명 있는 상황이라니. 살아 움직이는 미로를 뚫고 탈출하기 위해 뛰고, 또 뛰어야 하는 인물들을 보며 같이 가슴 졸이게 될 것이다.
사진 = '메이즈러너' 스틸컷
특히 ‘민호’라는 한국인 캐릭터가 리더로 등장해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에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등장으로 마음을 갈팡질팡하게 한다.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전개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노트북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놀랄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사진 = '다이버전트' 스틸컷
전쟁과 자연재해로 인해 멸망 직전의 지구에서 <strike>(매드 </strike>맥스..?), 사람들은 철저히 통제된 세상에서 살게 된다. 사람은 가족, 친구의 개념이 사라지고 사회의 부속품으로서의 가치로만 존재한다. 감각 통제 시스템으로 감정마저 억압받는데, <다이버전트>는 이러한 시스템의 통제를 벗어난 소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혁명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진 = '다이버전트' 스틸컷
거대한 정치 세력의 압박과 거대한 음모에 맞서 싸우는 인물들. 우리의 현실을 영화에 대입하며 보게 될 것이다. (술을 쾅 내려놓으며, 비장하게) “그들은 질서와 복종을, 나는 자유와 혼돈을 택했다!”
사진 = '설국열차' 스틸컷
영화 <기생충>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기상 이변으로 빙하기를 맞은 지구에서, 모든 생명체는 오직 끝없이 달리는 기차 안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기차 안의 세계라는 특이한 설정 덕분에 많은 볼거리가 존재한다. 특히나 기차 안의 철저한 계급사회를 통해, 보이지 않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사회의 계급을 역설한다. '평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사진 = '설국열차' 스틸컷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과 한국 배우들의 연기를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리즈가 아니라서 아쉽다면,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됐으니, 챙겨봐도 좋을 것이다. 서바이벌 영화로 이번 주말은 꽈-악 차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역시 홈술에 가슴 두근거리는 영화가 빠질 수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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