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다음달 1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이 시행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의 '뒷광고'는 금지된다.
31일 공정위는 개정안 시행을 하루 앞두고 개정안의 내용을 예시와 문답 형태로 자세히 설명한 안내서를 공정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번 개정안은 개정 시행 이전 콘텐츠에도 적용된다. 시행일 이전 콘텐츠도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부당한 광고로 분류될 수 있어 늦게라도 수정해야 한다.
'체험단', '~사와 함께 함' 같은 모호한 표현으로만 표시했을 경우 다시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혀야 한다.
상품을 무료로 받았을 때는 '상품 협찬', 광고비를 받았을 때는 '광고' 등의 문구를 넣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받지 않았더라도 콘텐츠 제작을 대가로 할인을 받아 샀으면 경제적 이해관계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공정위는 위법성이 있는 SNS 표시·광고에 대한 과징금 등 행정 제재 수준을 정할 때 자진시정 여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본문 첫 줄이나 첫 번째 해시태그 혹은 사진 안에 표시하면 된다. 유튜브 동영상은 제목이나 영상 내에 표시한다.
유튜브에 '유료 광고 포함' 배너를 써도 되지만, 해당 기능은 영상 시작 부분에만 표시되는 만큼 영상 중간과 끝부분에도 별도로 표시해야 한다.
인플루언서가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 후기 콘텐츠를 올렸는데 광고주가 이를 본 뒤 대가를 지급하며 광고계약을 맺었다면, 원래 올린 후기 콘텐츠도 수정해 경제적 이해관계가 발생했다는 점을 표시해야 한다.
다만 광고주가 자체 계정에 해당 후기 콘텐츠를 올리거나 공식 광고물로 활용해 해당 콘텐츠가 광고라는 사실을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으면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브랜드 모델로 활동 중인 유명인이 개인 SNS 계정을 통해 해당 브랜드 제품을 홍보할 땐 대가가 없더라도 광고라는 사실, 자신이 광고 모델이라는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광고 사진이나 CF 영상, 광고 촬영 비하인드 영상 등 콘텐츠가 광고라는 사실을 소비자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땐 표시하지 않을 수 있다.
방송사가 간접광고가 포함된 TV 프로그램을 편집해 SNS에 올릴 경우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을 표시해야 한다. 다만 편집한 영상 안에 간접광고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표시할 필요가 없다.
일반 소비자가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후기를 작성해 적립금을 받았을 때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할 필요가 없다.
음식점에서 SNS 콘텐츠를 올리면 음료 등을 주는 이벤트에 응했을 때, 배달앱에서 후기를 썼을 때도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그간 경제적 대가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뒷광고를 버젓이 해온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규제 사각지대에서 뒷광고가 횡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소비자 입장에선 뒷광고인 줄 모르고 유튜버를 믿고 제품을 산 셈이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의 '사기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위 인플루언서 계정의 광고 게시글 중 경제적 대가를 밝힌 비율은 29.9%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경제적 대가성을 명확히 밝혀 뒷광고의 소지를 줄이고자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태휘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인플루언서들이 경제적 대가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뒷광고'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심사지침을 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다음달 1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되는 만큼 법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공정위는 인플루언서산업협회, MCN협회 등과 함께 법 자율준수 캠페인, 자율협약을 준비 중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각종 포털 등 SNS와 온라인 플랫폼에는 인플루언서와 광고주의 이해관계를 알리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이 과장은 "추천·보증 광고 시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 이번 안내서로 업계가 법령을 자율적으로 준수하고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부당광고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