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구리가격에 ETF 수익률도 쑥쑥

구리선물 이달 8%대 상승세
관련 ETF 일주일 수익률
신흥·글로벌주식·금보다 높아
풍산·고려아연株도 긍정적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주요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굳게 잠궜던 빗장을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구리 가격이 오름세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최대 구리 생산업체가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구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투자처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9월 만기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2.9318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구리가격은 2.71달러에서 8%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구리 가격은 제조업과 건설업 전반에 쓰이는 재료로 '실물경제 선행지표'로 불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2.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4%가량 가격이 높다.

구리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업체의 생산중단 때문이다. 구리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 영향도 반영됐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급부족이 가격의 오름세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구리광산을 운영하는 코델코(Codelcoㆍ세계 생산량 10% 차지)는 칠레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다른 광산업체 BHP, 글렌코어(Glencore), 앵글로(Anglo) 등도 생산량을 낮추거나 광산 가동 재중단에 들어갔다.

김광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리 정광 최대 공급국인 칠레의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 하반기 가격 지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칠레 동 생산노조는 코로나19 상황에 조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엔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공급 차질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리 생산 비중은 칠레(27.6%), 페루(11.4%), 중국(7.6%) 순이다.

구리 가격 상승에 힘이 실리자 관련 파생상품과 연관된 기업의 주식들도 덩달아 오름세다. 최근 일주일간 세계 주식시장에선 구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8.3%의 수익률을 올려 신흥주식(4.4%), 글로벌주식(2.0%), 선진주식(1.7%), 금(1.3%) 수익률을 압도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신한구리선물상장지수증권(ETN)'은 이달 들어 10%가량의 수익을 냈고, 선물 가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삼성레버리지구리선물ETN'은 이달 들어 17%가량의 수익을 기록했다.

구리 가격과 실적이 민감하게 연결된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선 구리를 가공해 비철금속 제품을 판매하는 풍산, 고려아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금속 가격의 강세와 제련 수수료 반등은 비철금속 업체의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풍산과 고려아연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6%, 11%가량 상승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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