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2세 경영 시대 개막…김남호 회장 선임

김남호 DB그룹 신임회장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DB그룹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DB그룹은 1일 “그 동안 그룹 회장직을 맡아 온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하고 이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맡게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한 각 사 경영진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온라인 대면) 사업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DB그룹은 창업 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온 김준기 전 회장의 창업자 시대가 끝나고 2세 경영 시대로 전환했다.

이번 김남호 회장 체제로의 전환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왔을 뿐만 아니라 김준기 전 회장 퇴임 후에는 이근영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경영을 이끌기 위한 준비과정을 밟아왔다.

이번 김남호 회장의 선임은 이근영 회장의 퇴임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김준기 전 회장의 퇴임으로 2017년 9월 취임한 이근영 회장은 그룹 경영 안정화를 짧은 시간 내에 이루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고령으로 인해 체력적 부담이 커지면서 이근영 회장이 여러 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1969년 창업한 DB그룹은 1970년대 초반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철강, 소재, 농업, 물류, 금융 등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그룹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창업 30년 만인 2000년도에 10대 그룹으로 성장했지만 201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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