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버킷리스트⑥] 오크몬트 '너무 어려워'

극악 난이도에 '골프황제' 우즈도 절레절레, 거친 러프와 빠른 그린으로 중무장 '오크몬스터' 악명

오크몬트는 아주 평탄해보이지만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으로 꼽힌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난코스로 소문난 US오픈 개최지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

'부활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평가다. <골퍼들의 버킷리스트> 여섯번째 순서가 바로 선수들조차 고개를 젓는 오크몬트골프장(파71ㆍ7254야드)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먼트에 자리잡은 18홀 회원제, 무려 117년 전인 1903년 개장했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그러나 죽기 전에 반드시 라운드 하고 싶은 곳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급 코스"라고 극찬을 받고 있다.

헨리 폰즈(미국) 설계로 문을 열었고, 2006년 톰 파지오(미국)가 다시 디자인을 했다. 자연환경 그대로 조성한 링크스 스타일이다. 긴 전장에 울퉁불퉁한 페어웨이, 거친 러프와 210개의 깊은 벙커, 빠른 그린 등으로 중무장했다. 오크몬트(Oakmont)와 몬스터(Monster)의 합성어 '오크몬스터(Oakmonster)'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다. 샷 메이킹의 최고수들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앙헬 카브레라가 2007년 오크몬트 US오픈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고통을 즐기는 마조히스트들의 은신처', 그만큼 공략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메이저대회를 셀 수 없이 유치했다. US오픈은 최다인 9차례나 벌어졌다. PGA챔피언십 3회, US여자오픈은 2회다. 2025년 US오픈 역시 이곳에서 펼쳐진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까지 오크몬트에서 고생을 했다.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실제 2007년 US오픈 당시 4라운드 합계 5오버파 285타로 우승했다.

파70에 전장 7257야드로 세팅된 오크몬트의 선수들 평균 스코어는 무려 5.70오버파다. 조니 밀러(미국)가 코스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1973년 US오픈 최종일 버디 9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아 63타를 기록했다. 최근에 열린 2016년 116번째 US오픈에서는 더스틴 존슨(미국)이 합계 4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특히 3번홀(파4ㆍ426야드)과 4번홀(파5ㆍ609야드) 사이의 모래 장애물이 인상적이다.

오크몬트골프장 3번홀과 4번홀 사이에 있는 '교회 의자' 벙커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세계에서 가장 사악한 벙커인 '교회 의자(The Church Pews)'가 도사리고 있다. 마치 교회에서 신도들이 앉는 긴 의자 같은 러프 둔덕과 벙커 고랑이 12개나 이어져 있다. 길이가 100야드, 폭이 40야드에 육박한다. 9번홀(파4ㆍ477야드)은 '재앙'이다. 2007년 파5홀에서 파4홀로 조정됐다. 필 미컬슨(미국)은 "왼쪽은 해저드, 오른쪽은 깊은 벙커라 티 샷이 어렵고, 그린은 더욱 끔찍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오크몬트는 전형적인 골프장과 많이 다르다. 연못이나 저수지, 개울 등 일단 워터해저드가 없다. 모든 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으로 쭉 뻗어있다. 1만4000만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 코스는 아주 평탄하게 보인다. 문제는 '악마의 발톱'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10개 홀에 걸쳐 있는 배수로다. 제멋대로 자란 페스큐 잔디가 무성하다. 바닥은 고르지 않고, 작은 돌멩이가 수두룩하다. 탈출이 불가능하다.

오크몬트 회원은 700명이다. 라운드뿐만 아니라 실내외 결혼식장, 소규모 비지니스장, 수영장, 도서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드레스 코드가 있다. 칼라셔츠와 모크터틀넥, 바지를 입어야 한다. 반바지는 무릎 1인치(2.54cm) 위로 올라올 수 없고, 청바지와 데님의류 착용 금지다. 남자는 클럽하우스에서 모자를 벗는다. 전화 무음, 모든 시설 내에서 금연이다. 플레이는 4시간 이내를 원한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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