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잘못했는지…' 주낙영 경주시장 '여분의 방호복' 거짓말 논란

일본 방역물자 지원 여론 뭇매에 입장문 해명 … 또다시 민심 자극

주낙영 경주시장의 영상브리핑 모습.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일본 일부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품을 보낸 것과 관련,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주낙영 경주시장이 25일 해명 입장문을 통해 "해외자매도시 방역물품 지원이 뭐그리 대단한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발언, 성난 민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주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 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위기가 끝나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며 경제도 하고 관광도 해야할 사이 아니냐"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현재 그의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그는 "지난 2005년 경북도 자치행정국장으로 재임할 때 당시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시마네현과 교류단절을 과감히 선언하고 주도했던 사람이 바로 저 자신"이라며 "그런 제가 토착왜구 소리를 듣다니 참 기가 막힙니다. 저는 그저 한중일 동양 삼국의 평화와 공존을 희망하는 소박한 인도주의자일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주 시장은 이번 방호복 세트를 보낸 일본의 교토·나라시와 특수 관계를 일일이 나열한 뒤 "저를 여러가지 이유에서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좋지만 경주시와 경주시민 전체를 모욕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경주는 원전소재 지역이라 여분의 방호복을 많이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 방호복이 유효기간 3년이 다되어 교체를 해야할 시점이라 대구·경산을 비롯한 여러 이웃 지자체에 지금까지 2만6000 세트를 보냈다"면서 "그래서 제가 추가로 예산이 들지 않는 일이라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자매·우호 지자체에도 좀 보내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일본에 수출 금지품목인 마스크를 보낸 일도 없고 국민혈세를 낭비하지도 않았다. 방호복은 법적 의무 비축물자도 아니다"면서 "대구시 지원을 외면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방호복을 5000세트나 지원하고 대형 생활치료시설을 두 군데나 수용한 경주시민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일"이라고 억울해 했다.

주 시장은 이어 "그런 뜻에서 일본의 다른 우호·자매도시에 지원하기로 했던 방역물품 지원계획은 취소하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할때는 국민정서를 감안해 매사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하지만, 주 시장은 이날 시가 비축하고 있는 방호복이 평소 5만8000세트에서 현재 2만5000세트밖에 남아 있지 않은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여분의 방호복"이라고 표현, 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월 당시에 비해 방호복은 대구경북 지원용으로 3만 세트, 일본 쿄토시와 나라시에 각 1200 세트씩 전달되면서 평상시 44% 가량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또한 "추가로 예산 않는 일" "국민혈세를 낭비하지도 않았다"고 했지만, 비축물량인 방호복과 달리 일본 쿄토와 나라 2개 도시에 지원한 방호용 안경(구글) 2000개 구입에는 2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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