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수면의 비밀을 간직한 '단백질' 찾았다

시냅스에서 PTPδ단백질과 IL1RAPL1단백질의 상호작용과 신경전달 조절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우리 뇌 속에 있는 시냅스 간 활동을 분석해 수면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수면 장애를 포함한 뇌질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해석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소속 김은준 단장 연구팀이 신경전달의 기본 단위인 시냅스 생성과 수면 조절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 속 신경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의 한 단백질이 수면 조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간 혹은 신경세포와 다른 신경세포가 만나는 접합 부위다. 이는 전시냅스와 후시냅스로 구성돼 있는데, 전시냅스에서 나온 신경전달물질을 후시냅스의 신경전달물질 수용체가 감지하면 신경전달이 일어나는 형식으로 작동한다. 연구팀은 전시냅스 접착 단백질(PTPδ)이 후시냅스 접착 단백질(IL1RAPL1)과 상호 작용해 시냅스를 생성하고, 정상적인 수면이 이루어지도록 작동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시냅스와 수면 간의 연관성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TPδ단백질이 결손된 생쥐 모델에서 관찰된 비정상적인 수면

연구팀은 PTPδ단백질 전체가 결손된 생쥐 모델을 제작해 시냅스 생성, 신경전달과 동물 행동 등을 관찰했다. 이 생쥐들은 시냅스 생성이 감소하면서 뇌 해마에서의 신경전달이 무뎌졌고 수면 조절에 이상 증상을 나타냈다. PTPδ단백질의 일부인 meA 스플라이스 펩타이드를 결손시킨 경우에도 PTPδ단백질 전체가 결손된 경우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냅스 생성이 감소되고 수면 장애가 유발됐다. 이는 meA 스플라이스 펩타이드가 PTPδ단백질과 IL1RAPL1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신경뇌질환과 동반되는 수면장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뇌파검사를 진행했는데, PTPδ단백질 전체가 결손된 생쥐와 PTPδ단백질의 일부인 meA 스플라이스 펩타이드가 결손된 생쥐에서 깊은 수면시 발생하는 뇌파가 감소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PTPδ단백질이 수면 조절뿐만 아니라 깊은 수면(non-REM)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결론냈다.

김은준 단장은 "PTPδ단백질이 시냅스 생성 및 정상적인 수면에 필수적인 시냅스 접착 단백질임을 밝혔다"며 "하지불안증후군과 같은 수면장애, 조현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관련 뇌질환의 발병 기전 이해와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엠보에 지난달 실렸다.

TPδ단백질과 IL1RAPL1단백질의 결합이 정상적인 시냅스 생성하고 수면과 깊은 수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표현한 모식도.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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