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퇴직자 월 334만원 벌고 252만원 써…'노후걱정에 퇴직 후 재취업'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 개소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보고서 발간
퇴직자들, 퇴직 후 심리적 후유증 겪어
퇴직했지만 노후 걱정에 다시 '일'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우리나라 50대 이상 퇴직자들은 매달 약 250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의 대부분을 재취업한 직장에서 받은 돈으로 충당했다. 퇴직자들은 국민연금 받기까지 10여 년 간 생활비 전부를 마련해야 하는 소득 크레바스(절벽)에 놓여 있었다. 연금 소득, 부동산 임대 수익 등이 있는 퇴직자들은 삶의 질이 높았고, 노후걱정도 덜했다.

하나금융그룹은 ‘100년 행복연구센터’ 개소를 기념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생애금융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을 11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경기, 5대 광역시(인천·대구·부산·대전·광주)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남녀 퇴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10명에 대해선 심층 인터뷰를 병행했다.

퇴직자들은 생활비로 평균 월 252만원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명 중 2명은 퇴직 전보다 생활비를 28.7% 줄였다. 이들은 괜찮은 생활수준을 위해 월 400만원 이상 필요하다고 봤지만 현실은 이상과 동 떨어져 있는 셈이다.

또 퇴직은 했으나 실상은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중 절반(55.1%)은 재취업(37.2%)이나 창업(18.9%)을 했다고 답했다. 미취업자 역시 65%는 취업 준비 중이었다. 배우자도 절반 이상(58.6%)은 일을 하면서 가구 단위로 보면 경제활동 비중은 84.8%로 높아진다. 수입은 월평균 393만7000원으로 파악됐다. 퇴직자 중 36.4%는 일을 그만두면 당장 또는 1년 이내에 형편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걱정을 안고 살고 있었다.

퇴직자에게 노후준비는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다. ‘앞으로 늘어날 의료비(71.7%)’와 ‘노후자금 부족(62.0%)’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여기에 ‘자녀의 결혼비용(56.2%)’까지 근심으로 더해진다. 조사 대상 중 54.2%는 노후대비를 위해 평균 월 109만5000원을 저축하며 국민연금은 수급 시기에 맞춰 받겠다(72.4%)고 했다. 국민연금을 받아도 대부분(92.1%)은 경제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 절반 이상(54.4%) 퇴직자들은 노후자금이 부족해지면 그때가서 주택연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퇴직자 중 65.4%는 직장에서 물러난 뒤 심적인 후유증을 겪었다. 퇴직 후유증은 주로 퇴직 후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압박감(44.8%)과 그동안의 성취와 사회적 지위를 잃는 데(42.7%)에 원인이 있었다. 퇴직 후유증은 남성이 더 많이 겪는데 55세 이전 조기퇴직 한 남성일수록 ‘가장으로서 압박감’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들은 다시 일을 하면서 후유증을 이겨냈다.

이 연구센터는 퇴직자들 가운데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사람들을 ‘금(金)퇴족’이라고 정의했다. 금퇴족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8.2%를 차지했는데 노후걱정 없이 퇴직할 수 있었던 비결로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과 같은 연금상품 조기 가입, 주식·펀드·파생상품 등 투자상품 활용 등을 꼽았다. 또 금퇴족 중 92.7%는 자가 주택을 보유했고, 72.0%는 투자 부동산을 운용했다.

조용준 행복연구센터장은 “노후자금 관리부터 자녀결혼, 부동산 활용, 간병·상속 대비까지 여러 이슈에 차례로 마주하기 때문에 퇴직 이후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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