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축하해' 숙대 트랜스젠더 입학생 응원 릴레이...'혐오보단 사랑'

/사진= 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김연주 인턴기자]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22)씨의 입학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A씨의 숙대 입학을 축하하는 해시태그 운동까지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트위터에는 '#합격축하해요_우리가여기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 운동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졸업생이다. 당신의 합격을 축하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꼭 품고 대학 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합격생이 혐오 발언으로 지치고 있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음을 알리려고 한다", "더 많은 축하를 받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대학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편안하길 바란다" 등의 글을 올렸다.

지난 2일 숙명여자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는 법과대학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22)씨를 지지하는 입장문을 SNS에 게재했다. /사진=숙명여자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앞서 지난 2일에는 숙명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학소위)에서 A씨의 합격을 환영의 의견문을 낸 바 있다. 의견문은 학내 대자보로도 게재될 예정이다.

학소위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도 성전환자, 젠더퀴어 등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여대에 존재해왔다. 그러나 성전환자 여성이 여대에 지원해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소위는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밝힌 학생의 결정을 지지하며 축하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자대학의 창립 이념은 당시 종합대학을 비롯한 교육의 장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던 소수자들에게 교육권을 제공하고자 한 것에 있다. 소수자인 여성들에게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교육받을 권리를 제공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여자대학의 핵심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정인의 정체성을 함부로 부정하고 그녀의 입학에 찬반을 논하는 행위는 여자대학의 창립 이념에 어긋난다.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지적했다.

사진/숙대 동문 온라인 연서명 페이지 캡처

지난 3일 숙명여대 동문 일부는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 이름으로 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온라인 연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그녀는 본교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추고 당당히 통과했다. 지금까지 삶의 자리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내 준 것과 본교를 또 하나의 삶의 장으로 선택해준 아름다운 용기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기쁜 소식을 두고 교내·외 일부에서 혐오와 차별의 말이 쏟아지고 있다. 본교의 비전과 미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혐오와 배제 그리고 분열을 조장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돼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숙명여대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교육과 연대를 위해 탄생한 학교다. 숙명 학우들은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여성성'에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내왔다. 사회적 약자·소수자와의 동행과 연대는 숙명인의 출발이며 계속 확장해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숙명여대는 지난달 30일 성전환 수술을 받은 A씨가 2020학년도 신입학 정시모집 전형에서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 법원의 성별정정 신청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숙명여대는 A씨가 주민등록번호 변경 등 필요한 절차를 마친 상태로 입학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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