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라이브방송 열풍…하루 44조원 엄지족 소비 '신기록'

알리바바가 본사에 마련한 11.11 워룸에서 아동복 브랜드 바라바라 관계자들이 실시간 라이브방송으로 제품을 홍보, 판매하고 있다. 올해 알리바바는 50여개 브랜드에 처음으로 워룸을 제공하고 라이브방송을 통해 제품 판매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항저우(중국)=아시아경제 박선미 특파원] "현재 이 제품 30% 할인 중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제품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냐고요? 할인쿠폰 내려받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할인쿠폰까지 더하면 더 이상 싸게 살수가 없어요. 시간을 지체하면 상품이 없어요. 서두르세요."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로 자리잡은 광군제(光棍節ㆍ독신자의 날)가 한창 진행 중이던 11일 오후.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그룹 건물 3층에 빼곡히 들어선 50여개의 방 곳곳에 환한 조명과 방송 카메라 전원이 켜졌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쇼핑 트렌드로 자리잡은 라이브방송을 하기 위해서다.

조명이 켜진 중국 아동복 브랜드 바라바라 '워룸(war room)'에서는 두 명의 직원이 카메라 앞에서 알록달록한 아동복을 들고 라이브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소비자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앱에서 바라바라 브랜드를 검색해 '라이브방송' 아이콘을 누르면 방송을 보면서 화면에 나오는 상품을 클릭·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방송 화면에는 실시간 채팅이 적용돼 판매자는 방송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을 할수도 있다.

바라바라 관계자는 올해 광군제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라이브방송에 뛰어들었다면서 방송 효과에 대해 "약 20%의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삼성전자 워룸에서 만난 직원 역시 "11일 하루 동안 2번의 라이브방송을 계획했는데, 오전 방송의 경우 갤럭시폴드가 30분만에 완판됐다"며 "몇백대가 순식간에 팔려나간 순간"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라이브방송 시작 후 첫 10시간 동안 2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알리바바 본사에 마련된 중국 화장품 브랜드 쯔란탕(CHANDO)의 워룸 내부 모습. 올해 알리바바는 50여개 브랜드에 처음으로 워룸을 제공하고 라이브방송을 통해 제품 판매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라이브방송은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 행사때 본격적으로 작심하고 시도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광군제 때 젊은층의 온라인 구매가 많다는 것을 감안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쇼핑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라이브방송을 적용했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라이브방송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4억5600만명 이상의 소비자가 라이브방송 시청 경험을 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때 기업들이 신제품을 출시해 홍보하기엔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반응을 체크할 수 있는 라이브방송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광군제 기간 라이브방송을 통한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실시간 온라인 판매 현황을 파악해 대응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올해 처음으로 그룹 본사 안에 11·11 워룸을 설치했다. 한국의 삼성전자, 이니스프리를 비롯해 엘리자베스아덴, 시세이도, 월풀, 드롱기, 델, 레노버 등 선별된 약 50개 브랜드가 알리바바 건물 안에서 워룸을 갖추고 광군제 전투를 하고 있었다.

알리바바 본사 야외 캠퍼스에는 아예 라이브방송만을 위한 6개의 전용 스튜디오도 설치됐다. 전문 방송 장비가 갖춰진 스튜디오는 타오바오, 티몰글로벌, 라자다, 플리기, 알리익스프레스, 카올라 등 6개 전자상거래 플랫폼별로 나눠져 있었다. 스튜디오 안에서는 인터넷스타 ‘왕홍’들이 실시간 방송을 하고, 스튜디오 밖에도 모니터를 설치해 캠퍼스를 오가는 알리바바 직원들이 왕홍의 실시간 방송 진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제대로 홈런을 쳤다.

12일 알리바바는 광군제 행사가 열린 24시간 동안 거래액이 2684억위안(약 44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거래액 44조원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올해 11월 11일 거래액은 작년 같은 날 거래액 2135억위안보다 25.7% 늘어났다. 총 12억9200만개의 제품이 주문됐다.

장융 신임 알리바바 회장의 지시로 올해 광군제 행사를 총지휘한 장판 타오바오ㆍ티몰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한 것은 광군제가 즐거움과 희망이 있는 진정한 축제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올해 많은 브랜드가 라이브방송 형태로 광군제 행사에 참여했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새로운 쇼핑 경험들이 이번 광군제때 접목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항저우(중국)=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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