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철회 '오리무중'…백악관 안팎 엇갈린 목소리(종합)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철회를 둘러싸고 백악관 내부에 심각한 의견 충돌이 감지되고 있다. 7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양국간 관세 철회를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측은 아직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이와 관련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백악관 참모들이 관세 철회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익명의 미 행정부 당국자는 "관세 철회 합의가 1단계 무역합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양측은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동의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확인한 것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만약 1단계 무역협상이 있다면, 관세 협정과 양보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달리 미국은 여전히 백악관이나 미 무역대표부(USTR)의 공식 발표 없이 익명을 전제로 한 비공식적 확인에 머물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미ㆍ중 무역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합의가 있을 때마다 트윗 등을 통해 성과를 자랑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조차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대해 열망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만 밝힌 상태다.

오히려 백악관 안팎에서는 중국 측 발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제조업ㆍ무역정책국장 등 강경파들이 지난달 '1단계 무역합의' 잠정안에 관세 철회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었고, 향후 협상 과정에서 레버리지(지렛대)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관세 부과 철회에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자문인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1단계 무역합의에 관세 철회와 관련된 구체적 합의는 없다"면서 "(중국의 발표는) 희망사항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WSJ는 관세 철회 약속 여부를 놓고 엇갈리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양보하기로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워싱턴DC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1단계 무역합의'에 잠정 합의한 후 구체적 문안을 놓고 추가 협의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합의 조건으로 미국이 그동안 부과했던 관세를 철회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토미 셰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지금의 문제는 양국이 실제로 무엇을 합의했느냐"라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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