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핵무기를 1개 이상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영변에 있는 핵 시설 흑연감속로에서 사용 후 핵 연료봉을 3000~6000개가량 꺼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사용 후 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이 소식통은 "재처리 시 추출 가능한 플루토늄의 양은 핵폭탄 1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고 말했다. 새 연료를 넣은 감속로를 가동하면 플루토늄의 양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폐기와 제재해제를 교환하자고 했지만 미국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됐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기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IAEA 소식통은 "북한의 핵시설은 영변만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영변은 북핵의 심장부로 볼 수 있다. 영변 핵 폐기 합의가 이뤄진다면 비핵화의 좋은 시작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협상 교착된 채 북한의 핵 프로그램만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IAEA는 '2018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8월 중순까지 영변 5MW 원자로를 가동했다는 징후가 포착됐고, 8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는 간헐적인 가동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영변 5MW 원자로 관련 활동과 경수로 건설 등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지속과 추가 진전은 2375호 등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북핵 감시를 위해 북한에 머물던 IAEA 사찰단은 2009년 4월 북한에서 추방된 후 북한 핵 시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