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루이 인민대 부원장 '무역협상 지속이 최고 시나리오'

"무역갈등 완화 美에 달려"
"일방적 추가 관세 부과땐 中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무역 협상 지속 정도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류루이 인민대 경제학원 부원장(59)이 오는 29일 미ㆍ중 정상회담에서의 무역 협상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회ㆍ경제 발전 전략, 산업 구조ㆍ산업 정책 분야 전문가인 류 부원장은 오랫동안 중국 경제성장 전략 설계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이다.

류 부원장은 2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협상 '담판'의 목표가 협상 타결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계속 협상을 이어나가겠다고 약속하고 고조된 무역 전쟁 위기가 한풀 꺾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국 정상이 만나면 분명 결과가 나오겠지만 그 결과가 무역 협상 합의에 서명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류 부원장은 특히 무역 갈등 완화는 전적으로 미국의 행동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계속 일방적으로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며 "미국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류 부원장은 무역 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합의를 할 경우 중국 기업인, 노동자, 농민, 대학생이 모두 거리로 나와 항의할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 정부가 매우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 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일정 부분 타격을 입긴 했지만 이는 충분히 중국 정부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무역 전쟁에 기인한 중국 국내총생산(GDP) 영향은 0.2%포인트 정도로 범위도 수출입 부문에 국한된다"고 한 그는 다만 "만약 무역 전쟁이 없었다면 올해 중국 경제는 6.4% 정도의 성장 전망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편 미국의 압박에 중국이 더 거친 대응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양국의 충돌이 확대되기를 원치 않고 있다"는 그는 "미국이 매파의 주도 아래 선을 넘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결국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신용을 잃고 고립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미 국채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전망에 대해 류 부원장은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위안화 가치 절하는 자본 유출 등 부작용이 심각한 '양날의 검'인 데다 국채 매각의 경우 효과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기업에 대한 직접적 제재 등 비관세 장벽 역시 가능은 하지만 쉽게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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