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곤기자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이 보수 진보 등 이념 논란에 휩싸였다. 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촉구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인근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 공간에서는 '자유한국당 해체' 주장이 나오고 있다.
26일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이순신 장군 동상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 천막이 설치돼 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 진영 인사들은 "빨갱이를 끌어내야 한다","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인근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 기억공간'을 중심으로는 "자유한국당 해체하라"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4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등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고 "자유한국당 정당해산"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 유족 A 씨는 "(자유한국당은) 반성을 해도 모자란 판에 고개를 들고 다니고 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참사 당시 자유한국당은 304명을 학살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장훈 피해자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피해자 가족들이) 한국당 해체를 외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그들이 세월호 참사의 주범을 비호한 세력이고, 진상규명을 막고 책임자 처벌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해경 수사를 가로막고 기소를 방해한 인물"이라며 "자유한국당을 해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전날(25일) 우리공화당 천막을 강제 철거했다. 하지만 철거 5시간 만에 공화당은 새로운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에 서울시 직원·용역·경찰·소방인력 등 2270명을 동원해 공화당 천막을 철거했다. 집행 4시간만인 오전 9시께 천막을 모두 철거했지만 5시간 뒤 공화당은 천막 6동을 추가로 설치했다.
송영식 우리공화당 대외협력실장은 "(서울시의)철거가 다시 반복돼도 새로 설치한 천막을 지킬 예정"이라며 "강제 철거에 맞서 끝까지 투쟁한다는 뜻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 5월10일 오후 7시께 광화문 광장에 불법으로 농성 천막을 설치했다. 공화당 측은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숨진 이들에 대한 추모 등을 이유로 천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조원진 공화당 대표는 천막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3·10 희생된 태극기 애국열사 5인의 희생은 공권력 살인이다. 아무도 3월10일 진상규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국민들께서 3월10일, 공권력에 의해 살해당하신 다섯 분과 지금도 행방을 알 수 없는 아홉 분에 대한 진실규명은 진실을 아는 그날까지 책임자가 처벌을 받는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이 이념 논란으로 휩싸인 가운데 서울시는 다시 설치된 공화당 천막에 대해 다시 강제집행을 예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우리공화당 천막 철거에 대한 비용과 현재 설치된 천막에 대해서도 철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천막 철거에 대해 "개별적으로 연대책임을 묻고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의 월급 가압류를 신청할 것"이라며 "끝까지 받아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철거 이후 다시 천막을 친 것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 절차를 (다시) 꼭 거칠 수밖에 없다"면서도 "철거 과정에서 보인 폭력적 행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다. 참여한 모든 사람을 특정해서 형사고발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우리공화당 천막은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종합지원책으로 설치한 세월호 천막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며 "우리공화당은 아무런 절차 없이 천막을 쳤고, 광화문광장에서는 정치적 집회를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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