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랐지만, 홈술족 여전히 '소주 사랑'

다음달 부터 소주 가격 인상이 예고된 28일 서울 시내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한 소비자가 소주를 고르고 있다. 주류업계는 정부의 주류세 개편안을 두고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직장인 김명호(33ㆍ가명)씨는 '홈술족(집에서 술 먹는 사람)'이다. 김씨는 최근 소주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퇴근길 편의점에서 소주와 안주거리를 찾는다. 그는 "식당이나 술집에서는 소주 한 병 값이 5000~6000원에 이른다"며 "소주가격이 오르기는 했지만 집에서 마시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이 올라도 '참이슬' 마니아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이달부터 가격이 올랐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난 것. 업계에서는 주류 판매율이 상승하는 계절적 요인과 외식 물가를 부담스러워하는 홈술족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편의점에서 가격 인상이 반영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하이트진로 13종류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신장했다. 편의점 점포 수 증가 등의 변수를 제외해도 소주 판매량은 늘어났다. B편의점의 지난주(5월 1~6일) 소주 매출은 전 주(4월 25~30일)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3년5개월 만에 자사의 대표 제품인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이달 1일부터 6.45% 올렸다. 3년5개월 만의 인상으로 참이슬 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출고가격은 1병당 1015.7원에서 65.5원 오른 1081.2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지난 1일부터 판매되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360㎖ 병 제품 가격을 1660원에서 1800원으로 140원(8.4%) 상향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에도 불구, 소비자들이 소주를 즐겨 찾는 것에 대해 홈술족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소주와 함께 즐기는 안주류의 판매도 늘었다. A편의점에서 최근 한 주(5월 1~5일) 동안 주류 구매 고객이 선호하는 신선조리 요리, 반찬 카테고리는 전년대비 13.6% 신장했다. 안주류는 6.5% 늘었다. B편의점에서도 최근 같은 기간 안주류(냉장 안주ㆍ마른 안주) 매출은 전주 대비 1.7% 증가했다. A편의점 관계자는 "홈술 트렌드로 주류 구매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카테고리 상품의 매출이 늘고 있다"며 "외식 물가 상승으로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게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편의점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류의 소비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도 한 몫했다. B편의점 주류담당 상품기획자(MD)는 "하절기에는 맥주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소주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한 주 동안 소주 판매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주류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주 23.6%에서 21.9%로 소폭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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