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울한 '노동절'…화이트칼라 월급 줄고 996논쟁까지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IT 기업이 몰려있는 중국 선전에서 일하는 웬디 류씨는 지난해 연봉이 3%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회사 근처에서 해결하는 점심 평균 가격이 50~60위안으로 1년 전에 비해 20% 오른 상황이다.

#. 광저우의 한 화학·엔지니어링 회사에서 HR 매니저로 일하는 후징씨는 회사의 연봉인상률이 2015년만 해도 10% 였지만, 2016년 8%, 2017년 6%, 2018년 5%를 기록하며 점점 인상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중국 노동절(勞動節) 연휴(1~4일)가 시작된 가운데 화이트칼라 직장인 월급이 줄고 있다는 우울한 통계가 나왔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구인·구직 포털 자오핀(招聘) 조사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중국의 화이트칼라 평균 월급이 8050위안(약 140만원)을 기록, 지난해 4분기 8096위안 보다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가 급격한 성장둔화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화이트칼라 평균 월급이 감소했다는 것은 중국 민영기업들이 고용하고 있는 잘 교육받은 인재들이 경제성장 둔화를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는 새로운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자오핀의 이번 조사 결과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 보다 근로자들의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 도시 지역 근로자들의 평균 소득이 전년 동기대비 7.9% 증가했고, 중국 전역의 근로자 평균 임금도 1년 전보다 8.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정부 통계는 올해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6.4% 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근로자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로 이해됐었다.

중국 중타이증권의 리쉰레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중산층 소득 증가율도 과거 보다 낮아졌다"며 "지난해 중산층 소득 증가율은 4.4%에 그쳐 경제성장률보다 낮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소비자 지출이 향후 더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투자 주도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중국 경제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업계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 근무제가 당연시되면서 근로자들의 '워라벨'(일과 생활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것도 노동절 연휴를 무색하게 한다.

중국의 법정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주당 44시간이지만, IT업계를 중심으로 996 근무제가 이미 확산돼 있다. 최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996 근무제에 대해 "젊을때 996을 안한다면 언제 하겠는가"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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