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벽 카페?” vs “불편한 게 멋” 레트로 카페,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픽사베이

[아시아경제 이지은 인턴기자] 직장인 이모(32) 씨는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레트로(복고·Retro) 카페를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테이블은 한 사람이 앉으면 겨우 앉을 정도의 사이즈였고, 음료를 주문하자 작은 양은 쟁반 위에 음료가 서빙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천장과 벽 곳곳에 시멘트가 노출돼 있어 먼지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이 씨는 음료를 채 마시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레트로 카페가 20·30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과도한 인테리어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소품과 인테리어에 과도하게 치중하면서 대화를 나누거나 음료를 편히 마실 공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카페 본연의 기능이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카페들은 번화가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붙여 ‘레트로 카페’를 검색할 경우 6000여 개의 업장이 검색된다.

이 가운데 일부 카페에서는 빈티지 컨셉으로 TV 브라운관을 테이블로 비치하거나 8·90년대에 사용하던 좁은 양은 쟁반 위에 음료를 내오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인테리어와 소품이 카페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생 김모(23) 씨는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풍 카페라고 알려져 방문했는데 주변엔 벽돌이 늘어져 있었고 음료는 양은쟁반에 위에 줬다”며 “아무리 레트로 컨셉이 유행이지만, 테이블이 좁아 음료 마시기도 불편했고 시멘트가 노출된 인테리어도 위생이 걱정됐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임모(27) 씨 역시 “아무리 인테리어라고 말해도 커피 두 잔 놓으면 꽉 차는 테이블은 너무 한 것 같다. 테이블 높이도 낮아서 음료를 마실때마다 허리를 숙여야 했다”며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너나 할것없이 번화가마다 이런 카페가 생기는데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카페.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픽사베이

트위터, 페이스북에서도 레트로풍의 카페가 ‘공사장 카페’라고 불리는 등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유명하다는 카페를 가봤는데 벽은 갈라셔저 콘크리트 가루가 보이고 지붕에서는 흙이 떨어진다”며 “빵이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이런 인테리어의 카페에서 음식을 섭취하기에는 엄두가 안난다”고 밝혔다.

다른 네티즌 역시 “심지어 철제 의자를 음료 놓는 테이블로 활용하는 곳도 있다”며 “몇년전 네온 사인을 단 카페가 유행이었듯이 이제는 콘크리트 노출이 유행인가보다. 비슷한 카페만 계속해 양산되는게 지겹다 몇 년뒤 이런 카페도 유행이 지나면 금방 없어질것같다”며 확산되고 있는 양산형 레트로 카페를 지적했다.

전문가는 이런 불편이 불거지는 레트로 카페가 지속해서 나오는 이유에 대해 불편을 느끼는 젊은층도 있지만, 불편은 불편 그대로 일종의 경험으로 해석하는 소비자들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교수는 “지나치게 불편하면 사람들이 찾지 않을텐데도 계속해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20·30 세대들에게 그 불편함 마저 색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레트로 문화에 대해서는 “나이든 세대들에게 레트로는 추억을 회상하게 할 뿐이지만, 젊은 세대들은 레트로 문화를 향유하며 신선함을 느낀다”며 “이들에게는 이로인한 불편함마저 이색적인 경험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이같은 카페가 계속해 인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인턴기자 kurohitomi04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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