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운아였다' 이채욱 CJ 부회장 별세…'젊은이들 꿈 갖고 도전하길'(종합)

샐러리맨 성공신화 일궈…CJ 최초 전문경영인 부회장
이재현 회장에 감사·그레이트 CJ 믿어…젊은이들 도전 당부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삼성 샐러리맨 출신의 스타경영인'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오랜 지병끝에 별세했다.

CJ그룹은 이 부회장이 10일 오후 4시 5분 별세했다고 11일 밝혔다. 향년 74세.

1946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5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 부회장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장학생으로 상주 고등학교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1989년 삼성 GE의료기기 대표를 역임하며 최고경영자(CEO)로 데뷔했다. 이후 GE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내며 샐러리맨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천공항 사장 시절엔 연간 200회 넘는 해외 출장을 다니며 인천공항을 세계 최고 공항으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자문기구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총회 이사를 맡기도 했다.

CJ그룹에는 2013년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CJ그룹이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후 2013년 10월부터 CJ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으며 그룹 경영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13년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되자 2014년부터 지주사인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손경식 CJ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 일원으로서 CJ그룹을 이끌었다. 이 회장을 대신해 대외 활동도 책임졌다. CJ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외형 성장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윤리경영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식한 것을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평가한다. 이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아 복귀한 이후 건강문제로 사퇴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3월 CJ정기주총에서 명예롭게 경영활동을 마무리했다.

CJ대한통운과 CJ GLS 합병 기자간담회 당시 이채욱 부회장 모습.

당시 주총이 끝난 후 그는 스로를 '행운아'였다고 자처하면서 이재현 CJ 회장에 대한 고마움과 원활한 기업 활동에 대한 뒷받침 등을 마지막 소회로 남겼다. 이 부회장은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이의 세대인 나는 행운아였다"며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잘 돼야 좋은 것 아니겠느냐"며 기업 활동에 많은 지원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많은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청년 세대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를 CJ그룹으로 이끈 이재현 회장에 대해서는 "지난 5년간 많은 은덕을 입었다"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을 너무 잘하시는 분인데 그간 건강 때문에 공백이 있었다"며 "이제는 회복을 했으니 그레이트 CJ 비전 달성을 향해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도 언급했다.

퇴진 이후 치료와 요양을 지속해왔으나 최근 들어 지병이었던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CJ그룹의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윤리경영, 정도경영에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조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스스로를 은혜를 많이 받은 '행운아'라 지칭하며 구성원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열정을 심어줘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의 저서 'Pass! on-백만불짜리 열정' 자서전은 샐러리맨들에게는 필독서다. '젊은 심장,세계를 꿈꿔라'라는 저서를 다국적 CEO와 함께 공동집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연주씨, 딸 승윤(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승민(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승은(GE 헬스케어 재팬 LCS 본부장)씨와 사위 진동희(블랙록 이사), 최성수(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 박영식(PWC컨설팅 근무)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40분이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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