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Book] 흰색과 관련된… 짧지만 대담한 추도문

한강 '흰(The White Book)'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정치적 색깔을 띤 죽은 언니에 대한 추도문.'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27일(한국시간) 이같은 제목으로 한강의 소설 '흰'을 소개했다. 흰은 'The White Book'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9일 미국에서 출간됐다. 데보라 스미스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에 이어 세 번째로 한강의 소설을 번역했다. 뉴욕타임스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에서보다 조용히 감정을 드러내지만 형식적으로 대담하며 정서적으로 파괴적이며 정치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가 157쪽에 불과하고 책 크기도 작다고 언급하며 '기만적(deceptive)'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길지 않은 글에 깊고 많은 내용을 담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적은 분량은 작가의 대담한 확신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흰은 태어난지 두 시간도 안돼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다룬다.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등 흰 색과 관련된 사물 예순다섯 개를 소재로 글을 써 소설을 완성했다. 흰 색과 관련된 예순다섯 개 사물에 관한 짧은 글은 그 자체로도 완성된 글의 형태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소설이 나와 그녀 사이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왔다갔다 하며 서서히 화자와 언니,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무너뜨린다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되살아남(Resurrection)'은 한강 소설 전반에 드러나는 테마이며 이는 정치적이고 집단적인 기억과 연관된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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