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험로'

신한금융 부회장직 신설 무산회장 선거 등 차기 행보 관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달 임기가 끝나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험로를 걷게 됐다. 신한금융지주 내부에서 부회장직 신설하고 위 행장을 선임하겠다는 논의가 무산되면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은 내달 23일 열리는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신한은행 고문직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진옥동 내정자를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임명하면서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 직책도 넘길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내부에서 부회장직을 신설해 "갑작스러운 인사"라며 '퇴출' 논란을 빚었던 위 행장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위 행장이 은행장으로 '리딩뱅크' 탈환에 크게 기여한 성과를 고려,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사회 내 사내이사가 2명으로 늘어나면서 경영구조 변화로 인한 혼란 등을 고려해 이 방안은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직 신설로 인해 '회장 유고 시' 경영승계가 더욱 복잡해진다는 것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위 행장은 임기 종료 이후 경영 일선에서 일단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가에서는 위 행장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의지를 꺾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 연말부터 본격화될 지주 회장 선거에 뛰어들 여지가 충분하다. 조 회장은 작년말 "내 임기가 1년 남았는데 경선을 해야 한다"면서 선거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위 행장은 선거전에 앞서 자신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남산 3억원'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이 사건과 관련해 위 행장(당시 신한지주 부사장) 등 신한금융 전ㆍ현직 임직원 1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권고, 서울중앙지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롭게 만들어진 (부회장) 자리에 간다는 것 자체가 개인으로써도 향후 행보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신한생명 내정자 인사 교체 등 지속적으로 인사 잡음이 나오게 되면 조 회장이 강조해온 조직화합도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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