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J헬로인수] 'LGU+ 5G미디어' 서막 열다(종합)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LG유플러스가 5G(5세대 이동통신)시대를 견인할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CJ헬로 인수한다. 8000억원을 들여 CJ헬로의 경영권을 획득키로 결정했다. 다음달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면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의 2위 사업자로 등극한다. 동시에 CJ헬로 가입자를 LG유플러스 이동통신 고객으로 맞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다음달 가동되는 5G에 앞서, 방송통신시장 전반을 흔드는 만년 3위의 반란이 본격 시작됐다.

8000억에 '5G미디어' 서막 열다

LG유플러스와 CJ ENM은 14일 이사회를 통해 CJ헬로의 매각과 인수를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와 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CJ ENM과 체결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부사장)은 "CJ헬로 지분 인수를 통해 방송통신 융합을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겠다"며 "정체돼 있는 방송통신 시장의 서비스 경쟁을 촉진해 본격화되는 5G 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방송통신 융합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유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통래 유료방송시장에 2위 사업자로 등극한다. 지난해 6월 기준 CJ헬로 가입자는 416만1644명(13.02%)을 확보한 케이블TV 1위 사업자(지난해 6월을 기준)다. 여기에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364만5710명(11.41%)을 합하면 총 780만7354명(24.43%)이 된다.

합병의 일차적 효과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3개 사업자에서 3위는 의미가 없다"며 "LG유플러스가 2위로 등극한 이상 콘텐츠 확보, 정책 협의 등 다양한 부분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아직 합병 논의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합병이 이뤄진다면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사업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CJ헬로에는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한 케이블TV 가입자가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과 케이블TV를 결합한 서비스를 통해 타사 이동통신 가입자를 LG유플러스로 불러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CJ헬로는 케이블TV 가입자 외에도, 78만여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79만여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CJ ENM 콘텐츠 경쟁력 확보.. CJ헬로 경영 관여 안해

CJ ENM은 CJ헬로 매각자금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CJ ENM은 매각 직후 "글로벌 탑티어(TOP-Tier)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했다.

CJ ENM은 이번 인수에 따라 프리미엄 IP 확대 등 콘텐츠 사업 강화, 디지털 및 미디어 커머스 사업 확대,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 등 미래성장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고 봤다.

CJ ENM 측은 "방송통신시장의 트렌드가 M&A를 통한 대형화,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플랫폼 강화로 변화하고 있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지향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각 후 CJ ENM의 CJ헬로 지분율은 3.9%가 된다. 상법상 3% 이상 주주의 경우 주주제안권과 이사선임 투표청구, 이사 해임청구 등 경영상 주요 의사 결정을 단독 행사할 수 있다.

다만 CJ ENM측은 CJ헬로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CJ헬로 경영에 관여할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 "계약관계상 지분 일부는 남겨 놓기로 결정한 것으로 현재 남은 지분을 다시 매각하거나 이를 활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경영권은 확보하더라도 당장 흡수합병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일부 지분을 남겼다고 보고 있다. CJ 그룹과 CJ헬로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미디어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려 하는 LG유플러스와의 이해관계도 맞아 떨어진다. 약 1조원대를 오가던 매각 대금을 8000억원으로 낮출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가 관건

양사간 결정이 마무리 되면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의 공은 정부에 넘어갔다. 업계에서는 CJ헬로를 흡수합병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CJ헬로 독자 경영이 이뤄지는 만큼 정부 승인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케이블업체 등도 독자경영이 유지되는 한 이번 인수를 반대할 명분은 없어 빠른 시간내에 관계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한다. 정부의 인허가를 득하면 CJ헬로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인허가 심사 중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관건이다. 심사 요청서를 접수 받으면 공정위는 120일 이내에 가부 여부를 승인한다.

과거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당시 공정위는 불허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과거 공정위의 결정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밝히며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해도 유료방송 시장 2위에 그치며, 시장점유율은 33% 상한 규제 아래인 24% 정도를 갖게 된다.

공정위 심사 후 방통위의 사전 동의, 과기부 장관의 허가를 얻는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의 공익성 심사와 인가, 방송법에 따른 케이블방송 경영권 변동에 따른 승인을 받아야 한다. CJ헬로는 최근 지역성 강화 등 조건부 사업 승인을 받아 이에 따른 이행 계획도 재점검할 계획이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범 정부 차원에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과기부와 방통위가 CJ헬로 인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낮다"면서 "공정위 심사만 통과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케이블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며, 케이블TV 지역사업권 유지 및 지역성 구현, 고용 승계 및 보장 등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CJ헬로와의 합병 결정이 아닌 이상 큰 반발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KT와 KT도 M&A 눈독

막내의 도발은 1,2위 사업자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도 본격 케이블TV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본다. KT와 딜라이브, SK텔레콤과 티브로드 등 조합이 점쳐지며, SK텔레콤이 딜라이브와 티브로드 모두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LG유플러스에 2위 자리를 빼앗긴 SK텔레콤이 적극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 정체인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가입자 점유율 순위가 곧 사업경쟁력이다. 밀리면 죽는 시장에서 SK브로드밴드(13.97%)가 3위로 밀렸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인수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정책적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되는 합산규제 부활이 부담이다.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인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KT 차원에서 직접 M&A에 나설지가 관심사다. 딜라이브는 합산규제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KT의 인수에 찬성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딜라이브는 4000억원의 차입금을 오는 7월까지 채권단에 상환해야 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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