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증설하는 베이징 한미약품, 어린이 틈새공략 성공적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300여명의 직원들이 일요일을 제외하고 3교대로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베이징 한미약품에서 만든 어린이 의약품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지난 11일 방문한 한미약품 베이징 법인은 공장 옆에 새로운 건물이 공사 중인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총면적 6947㎡짜리 9층 건물이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었다. 베이징 한미약품에서 생산된 완제품과 반제품을 모두 원스톱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동화창고가 들어설 자리다. 자동화창고가 완공되면 현재 흩어져 있는 시설과 제품들을 한데 모을 수 있게 돼 연 2000만위안(약 33억원)의 임대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임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여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건물 2층 사무 공간도 올해 본격적인 변신에 나선다. 연내 베이징 한미약품 1층에 있는 어린이 의약품 생산시설을 2층에도 마련해 생산능력을 기존의 3배로 늘리려는 작업이 계획 중에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베이징 한미약품에서 내놓고 있는 18종류 의약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어린이용 진해거담제 시럽 '이탄징'이 현재 생산능력 연 6000만병에서 1억2000만병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생산 시설 확장에 자리를 내준 본부는 오는 3월 인근에 있는 7층 규모의 새 건물로 이사할 예정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축적한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모든 투자가 무차입으로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
1층에 위치한 의약품 제조 공장은 자동화 시설들로 모든 작업이 알아서 처리되고 있었다. 빈 병을 집어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이탄징 생산 공정은 약 150m 길이의 자동화 설비 안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시럽을 빈 병에 자동으로 주입하고 포장까지 완벽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1분에 약 225병을 생산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유일하게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존스과 앞뒤를 다툴 정도로 현대화 돼 있고 속도도 빠르다. 베이징 한미약품의 성장 비결 중 하나는 어린이 의약품이라는 중국 틈새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는데 있다. 중국에서 한미약품을 모르는 엄마는 있을지언정 진해거담제 '이탄징'과 어린이 유산균정장제 '마미아이'를 모르는 엄마는 없을 정도로 베스트셀러 약이다. 임해룡 베이징 한미약품 총경리는 "요즘 중국 엄마들은 중의약 보다 양약에 더 많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베이징 한미약품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2%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 2자녀 출산장려 정책, 의료보험 확대 등으로 중국 어린이 의약품 시장의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의약품의 개발이 까다로운데 반해 단가가 낮다는 점은 베이징 한미약품이 풀어야 할 숙제다. 임 총경리는 "어린이 의약품 시장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향후 소화기계, 호흡기계,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성인질환 관련 신제품을 출시해 아동에서 성인까지 아우르는 전문 제약사로 성장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매년 3개 품목 이상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가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베이징 한미약품은 자체적으로 영장류 60마리 등이 확보된 연구개발(R&D) 센터를 갖추고 중국에서 혁신신약을 선보인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잘 팔리는 약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혁신신약 개발로 미래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R&D 센터 복도 벽에는 2012년 외자 기업 최초로 베이징시 지정 R&D 센터 인증을 받았다는 증표가 걸려 있었으며 센터 내에는 전체 임직원수의 12.8%에 해당하는 169명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임 총경리는 "중국식품의약품감독총국이 신약 승인 시 해외 임상데이터도 인정하는 새로운 임상시험 제도를 발표했다"며 "임상절차가 1~2년 단축되면서 제품 상용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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