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보석'논란 이호진 재파기 후 항소심 …변호인 '보석은 특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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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흡연, 음주 등의 생활이 드러나면서 이른바 '황제보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재파기 후 항소심 첫 공판에서 불구속 상태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이 전 회장의 변호인은 12일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파기환송심의 첫 재판에서 검찰의 보석 취소 의견에 “보석은 특혜가 아닌 정당한 법 집행의 결과”라고 주장했다.검찰은 이에 대해 “피고인이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 보인다”면서 “중한 처벌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면하기 위해 도주할 우려가 높다”고 보석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검찰은 이 전 회장이 구속 상태에서도 적절히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전국 교도소·구치소 내에 암 환자가 288명이나 수용돼 있고 이 가운데 이 전 회장과 같은 간암 환자가 63명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그러자 이 전 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재벌이라는 신분 때문에 특혜를 받는 게 아니다”며 “정당한 법 집행의 결과이며 불구속 재판 원칙이 실현된 결과”라고 반박했다.변호인은 “가난한 분들이나 다른 분들이 보석이 안 될 경우 이런 문제를 지적해서 불구속 재판이 되도록 해야지 이걸 특혜라고 해서는 곤란하다”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주거 범위 제한 등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도 없다고 맞섰다.변호인은 과거 이 전 회장의 보석 결정에 대해 법원이 종합적인 판단으로 판단해 내렸던 결정이라며 언론의 보도도 비판했다. 변호인은 "언론은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다. 강한 권력이 있으면 그만큼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언론이 의도를 갖고 편향되게 보도하거나 의도 없이 남들이 쓴 기사를 베껴 쓰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또한 변호인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보도는 재판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재벌 회장이라는 걸 떼고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아직도 병원 진료와 약물 처방이 필요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비공개 재판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방청객들을 모두 법정에서 내보내고 비공개 재판을 열었다.이 전 회장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이번 일을 포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한 후 법원 청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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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회장은 생산된 상품의 양이 실제보다 적은 것처럼 조작하거나 불량품을 폐기한 것처럼 꾸며 생산품을 거래하는 이른바 ‘무자료거래’ 통해 회삿돈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1월 구속기소됐다.이 전 회장은 아울러 2004년부터 수 년 동안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 혐의도 받았다.그러나 2011년 3월 간암 치료를 위해 구속 집행이 정지됐다. 이어 2012년 6월에는 법원의 병보석 허가로 석방돼 8년 가까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1심은 이 전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2심도 형량은 1심대로 유지했다. 다만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벌금을 10억원으로 줄여 선고했다.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횡령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이 전 회장의 '무자료 거래'를 이용한 횡령 혐의 액수를 ‘섬유제품’이 아니라 '판매대금'으로봐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도 파기했다.환송 후 항소심은 대법원 취지에 따라 이 전 회장의 횡령액수를 약 200억원으로 산정해,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6억원을 선고했다.환송 후 상고심에서 이 전 회장 측은 ‘금융회사의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의 경우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죄와 분리해 심리·선고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올해 10월25일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조세포탈죄 양형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일부 해당 혐의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며 재파기 환송했다.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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