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3880명'…무명 정치인 보우소나우 브라질 대선 승리의 비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 후보가 최종 승리했다. 전직 육군 대위 출신으로 정치무대에서 아웃사이더에 불과했던 극우정치인이었지만,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출마 자격이 박탈당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을 제외하면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정치인이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브라질 대선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른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꼽히고 있다. 그중 크게 꼽히는 원인은 3가지다. 브라질의 경제 상황 악화, 만성적인 부패 그리고 만연한 범죄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느낀 브라질 유권자들이 기성 정치를 불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찾았는데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이 조건에 들어맞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브라질 국민들은 극우발언 등으로 혐오감을 안겨주지만, 강력한 치안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보우소나루 후보에 상당한 신망이 몰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군과 경찰이 리우 시내에 범죄 소탕을 위한 작전에 돌입한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브라질의 치안 수준인 이미 심각 단계를 넘어섰다. 가령 브라질의 대표도시 리우데자네이루의 경우 이미 군부대가 치안에 나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이같은 극약처방에도 범죄조직들로부터 치안을 되찾지 못한 상황이다. 브라질 국민들이 '경제는 잘 모른다'고 대놓고 말하는 보우소나루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한 가장 큰 원인은 치안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군 출신의 각종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보우소나루 후보가, 극약처방을 써서라도 치안 문제는 바로 잡을 수 있지 않겠냐 하는 기대가 대선 승리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브라질 군인들이 범죄조직으로부터 압수한 총기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면, 제대로 된 경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가 법집행 문제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브라질의 치안실태를 확인시켜주는 하나의 숫자가 있다.6만3880명.지난해 브라질에서 피살된 사람의 숫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피살된 사람 숫자의 2배가 브라질에서 죽은 것이다.이 문제에 대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해법은 '무관용'원칙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는 경찰이 더욱 강력하게 범죄에 맞서야 하고, 총기 관련 규제를 풀어 일반인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기를 휴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그는 경창들이 납치나 마약상들을 단속하기 위해 고문을 했던 것을 옹호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결국 초법적 살인 등을 허용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식의 범죄소탕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이다. 보우소나루는 범죄와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질 군부는 보우소나루의 군병력을 치안에 투입하는 방침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부 인사를 정부에 대거 발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상 양측간의 타협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일벌백계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미 브라질은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이 공식통계로만 5000명이 넘을 정도로, 경찰의 과도한 폭력 문제 역시 심각한 나라다. 이 때문에 보우소나루 당선인식대로 범죄와의 전쟁이 진행될 경우, 유색인종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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