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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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논란의 중심에 선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다. 처한 상황과 세부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 등이 써온 정책이다. 신고전주의자들이 득세하는 한국의 주류 경제학계와 일군의 호사가들이 평가하는 '듣도 보도 못한 이론'이 아니란 얘기다. 미완으로 끝났지만 이른바 친박(친박근혜)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추진한 '가계소득 증대 세제 3대 패키지'도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한다.더욱이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J노믹스'의 일부에 불과하다. J노믹스라는 이름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저성장 상황을 분석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발간한 이후 당시 국회의원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줄곧 경제 교사 역할을 해왔다. 일본 정부가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기 위해 써온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여기에 학계 비주류인 포스트케인스식, 슘페터식 정책이 더해져 탄생한 것이 J노믹스다.무엇보다 J노믹스는 과거 '성장' 담론에 대해 ㅌ거부감을 가졌던 진보 진영의 관성을 벗어나 혁신 성장을 앞세웠다. 2012년 대선 패배의 원인이 성장 담론 부족이라는 성찰의 결과였다. 여기에 고수해온 수출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 개혁을 담았다. 동시에 다른 한 축인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기 위한 소득 주도 성장에 힘을 실었다. 그 뿌리는 임금 주도 성장론이다. 국책 연구원인 노동연구원이 2012년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영세 자영업자의 비중이 일본, 독일, 영국의 2배 이상 높은 한국의 현실을 반영해 근로자 중심의 소득 개념인 임금을 영세 사업자로 확대한 '소득'으로 바꾼 것이다.예상했던 대로 정책 시행 이후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불가피하고 선명성이 강한 소득 주도 성장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 각론에 대한 비판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만든 일본판 케인스주의자들 '리플레파'의 임금 상승 유도 정책,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으로 대표되는 새케인스주의, 경제학자 로런스 서머스의 '포용적 성장론' 등 생산적 논쟁은 보기 어렵다. 보수적 균형 재정을 탈피한 재정 확대 정책을 포함해 J노믹스에 빠져 있는 통화 정책에 대한 논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현직 기자 방현철이 쓴 'J노믹스 vs. 아베노믹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생산적 논쟁의 출발점에 있는 여러 책 중 하나다. 저자는 J노믹스를 한국에서 처음 등장한 케인스주의 재정 확대 정책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시코노믹스)과 일본(아베노믹스)의 임금 주도 성장과 신고전파에서 포스트케인스주의자들이 주장해온 정책과 한계를 꼼꼼히 개관한다.임금과 소득을 비용으로 접근해 단기 마이너스 효과만을 확대하는 단선적 사고는 한국의 경제 현실이 처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저자 역시 생산적 논쟁을 통해 세부 보완책을 마련하고 정책의 변화를 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J노믹스에 대한 섣부른 평가와 예상를 피했다. 그러면서 "우선적인 목표로는 수출에 기대지 않고도 3~4퍼센트대의 안정적인 내수 주도 성장을 하는 것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보탰다.꼬일 대로 꼬인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경세제민을 위한 골든타임은 생각보다 짧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