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이륙 중인 항공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속도는 얼마나 될까요? 이륙할 때는 날아오를 수 있는 양력(揚力·lift)을 얻기 위한 속도가 필요하고, 착륙할 때는 양력을 잃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항공기의 이륙속도는 항공기의 기종과 크기, 무게, 풍향과 풍속(날씨)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항공기가 이륙할 때는 V1(이륙 결심 속도), VR(기수를 들 수 있는 최소 속도), V2(안전하게 상승할 수 있는 속도) 등 3단계로 속도를 구분합니다.이륙 결심 속도(Decision speed) V1은 이륙 결정 속도라고도 하는데 이륙 결심 속도를 넘으면 '이륙 중지(RTO, Rejected Take-Off)'를 할 수 없습니다. 이륙 결심 속도로 정지 제동을 하면 활주로를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륙 결심 속도를 넘으면 반드시 이륙해야 하는데 이 때 기계에 이상이 있으면 일단 이륙을 하고 나서 착륙 여부를 판단한다고 합니다.이 속도는 기체의 중량이나 풍향·풍속 때문에 수치가 계속 바뀌는데 매번 운항 전에 이 속도를 계산해서 항공기의 시스템에 입력한 이후 이륙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제트기의 V1은 140~160KIAS(카아스·Knots Indicated in Air Speed), 소형 프로펠러기는 40~60KIAS 정도입니다. 카아스는 흔히 '노트(Knot)'와 단위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km로 환산하면 일반 여객기로 운항되는 제트기는 260~300km/h, 소형 프로펠러기는 100~110km/h 정도입니다.착륙하는 항공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렇다면, 시속 300km를 넘나드는 수퍼카나 F1 자동차들도 날아오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자동차들은 날기 위한 것이 아닌 땅위를 달리기 위한 것이지요. 그래서 자동차들은 양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프레임을 설계합니다. 양력을 받지 않도록 설계하지 않는다면 1톤 내외에 불과한 자동차는 수시로 전복되고 말겠지요.이륙속도 만큼 중요한 것이 착륙속도입니다. 항공기의 기종과 무게 등에 따라 다르지만 소형기는 100노트(185km/h), 중소형기는 130노트(241km/h), 중형기는 135노트(250km/h), 대형기는 140노트(259km/h), 초대형기는 145노트(269km/h) 정도입니다.너무 느리면 양력을 못받아 추락할 가능성이 높고, 너무 빠르면 착륙 때 충격이 너무 커 기체가 견디지 못하고거나 제동거리가 늘어나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공항에서 낮게 날면서 아주 느릿하게 착륙하는 비행기를 보면서 "안떨어지고 용하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동차의 최고속도 이상으로 하늘을 달리고(?) 있었던 셈입니다.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