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옥탑방 한달 살이' 시작…'강·남북 격차 해결 노력'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 2층 옥탑방으로 이사…에어컨 없이 선풍기 2대로 여름나기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시작하며 부인 강난희 여사와 부채질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의 한낮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가던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 입주했다.짙은 청록색 대문을 열고 마당을 지나 2층에 위치한 9평짜리 옥탑방으로 올라간 박 시장은 짐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옥탑방 문을 열었더니 정면에는 화장실, 좌우에 방 하나씩이 위치했다. 현관에는 낡은 신발장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방 하나는 박 시장이, 나머지 하나는 수행비서나 보좌관이 돌아가면서 사용할 예정이다.박 시장 방에는 작은 앉은뱅이 책상 하나, 간이 행거, 이불 등이 놓여졌다. 모두 박 시장이 집에서 사용하던 것들이다. 벽에 걸린 금색 사각형 시계도 원래 본인 방에 있던 것을 가져 왔다.무더운 여름철을 나기 위한 도구는 선풍기 2대가 다였다. 에어컨은 없다. 이날 박 시장과 함께한 강난희 여사는 "평소 땀을 많이 안 흘리는데 오늘은 많이 흘린다"며 박 시장을 걱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는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br /> <br /> 박 시장은 조립식 건축물 2층 옥탑방(방 2개, 9평(30.24㎡))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방안을 모색한다./사진공동취재단

박 시장은 앞으로 다음 달 18일까지 한 달 동안 이곳에서 생활한다. 직접 강북구민으로 살면서 강·남북 균형 발전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책상머리에서의 정책은 2차원이지만 시민들의 삶은 3차원"이라며 "현장에 문제의 본질도, 답도 있다"고 말했다.이어 박 시장은 "한 달 동안 말하기보다는 주민들로부터 듣는 시간을 갖겠다"며 "강북 전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박 시장은 옥탑방에서 읽을 책 3권도 가져왔다. 박 시장은 "리처드 플로리다의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는 도시빈곤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을 담은 책이다.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는 주택이라는 게 사고 파는 대상이 아니라 거주하고 좋은 주택이 무엇이지를 잘 파헤친 책"이라며 "나머지 한 권은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인데 세월호, 국정농단, 여성혐오까지 작가의 생각을 담은 수필 같은 책"이라고 설명했다.23일부터 주민들을 만나고 근처 관공서를 방문하는 일정이 정해져 있다. 오전 10시30분 삼양동 주민센터를 시작으로 11시50분 미동 경로당, 오후 2시20분 삼양파출소 등을 찾아간다.박 시장은 이곳에서 시청으로 출퇴근할 계획이다. 그는 "모레(24일)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가끔은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탈 생각이다.한 달 간의 옥탑방 생활을 통해 느낀 바는 서울시 정책에 담긴다. 박 시장은 "저는 물론 서울시 간부들도 여러 가지 정책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며 "한 달을 끝낼 무렵에는 그동안 고민하고, 연구하고, 잠정 결정한 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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