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스타벅스가 진행했던 '일회용컵 없는 날' 행사 포스터.
업계 관계자는 "오늘 불러 놓고 진행한 자발적 협약에 대한 설명은 결국 강제적으로 동참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며 "참여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밖에 없어 사인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어느 업체 하나 거부를 외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눈치만 보다 결국 협약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환경부로부터 공문을 받은 기업은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커피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크리스피크림도넛 ▲탐앤탐스 ▲커피베이 ▲디초콜렛커피 ▲디초콜렛커피앤드 ▲빽다방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 15개 커피전문점과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버거킹 ▲파파이스 등 5개 패스트푸드점이다.이들은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후 다음달부터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등을 사용하면 음료가격의 10%를 할인하고, 매장 내 머그컵 등을 이용하는 고객에겐 음료 리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아직 일회용컵 사용 비중이 높아 비용 부담이 큰 것은 아니지만, 향후 이같은 이같은 문화가 정립되면 10% 할인과 음료 리필 등에 대한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이 부담해야 된다.스타벅스 더종로점 앞 광장에서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 3번째), 지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사무총장(왼쪽 1번째), 2017 미스코리아 봉사단을 비롯한 대학생 환경사랑 서포터즈 100여명과 시민 1000여명이 참여한 캠페인 발대식.
이번에 공문을 받지 않은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규모가 큰 업체 중심으로 정부의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데, 점차적으로 참여하는 업체를 늘리지 않겠냐"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자칫 소규모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들이 모두 자발적 협약에 참여하게 되면 우리 입장에서는 참여 공문이 올 경우 거부 의사를 밝힐 수도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한편 재활용 촉진 방안도 한층 강화하라는 환경부의 압박도 가해졌다. 앞으로 매장 내 일회용컵은 분리배출 및 전문 재활용업체를 통해 의무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자발적 협약에 참여한 업체들은 재활용품 품질 향상을 위해 단일한 재질의 일회용컵을 사용해야 한다. 또 일회용품 캠페인 추진, 수거함 설치 등 재활용 참여 독려를 위한 사회공헌에도 나서 달라는 게 환경부의 주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래저래 환경부의 보여주기식 재활용 대책으로 생산자(업체)들만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 같은 압박이 소규모 프랜차이즈 업계로 확산될 경우 반발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