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최종화기자
부산 운전이 어렵다는 오해와 괴담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운전 경력 1년 차 생초보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괴담의 발원지 '산복도로'를 찾았다.
깜빡이 없이 거침없이 '들이대'는 차량은 부산 도로에서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깜빡이는 마음과 눈치로 읽어라, 좁은 도로 폭은 덤부산 원도심 속 과거와 현재의 풍경이 공존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산복도로’가 그 주인공. 부산시가 예산 150억 원을 들여 야심 차게 추진한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관광지로의 탈바꿈을 꾀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이곳 옥상 주차장에서 추락한 택시운전자의 주차사고는 비좁은 도로와 심각한 주차난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먼저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탑승 대기 중인 택시 기사께 부산에서 운전이 어려운 지역이 어디인지를 여쭤봤다. “사람 나고 길 났지, 길 나고 사람 났어?”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피난민들이 집단으로 몰려와 정착한 산복도로, 이곳은 평균 해발 70m 이상의 산간지역에 개설된 주거지로 주거촌 형성 이후 도로가 났기 때문에 베테랑 택시기사들조차 들어가기 꺼리는 지역이라 입을 모았다.이에 부산 지리에 밝고, 운전이 능숙한 지인을 대동하고 차량 대여에 나섰다. 본인의 이름을 딴 다방을 운영 중인 방영배(37) 씨는 운전병 출신의 부산 토박이지만 가급적 시내 운전은 자제하며, 대중교통을 애용한다고 강조했다. 차를 대여하고 망설일 것 없이 산복도로로 바로 향하는 여정 중 깜빡이를 켜지 않고 거침없이 차선에 ‘들이대’는 트럭과 버스를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었다. 6차선 도로 한복판을 맨몸으로 횡단하는 손수레 아저씨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덤. 지금 내가 어디에 와있는지를 도로상황이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여기가 부산이다!”라고.분명 도로를 따라 운전했는데, 건물 1층으로 난 노란선과 안내 표지판은 여기가 도로인가 주차장인가 운전자를 혼란에 빠트렸다.
사람 나고 길 났지, 길 나고 사람 났나? ‘산복도로’계획이 아닌 상황과 환경이 만든 ‘자연 발생 도시’ 부산의 도로는 구조가 비정형에 가까우며, 산복도로는 그러한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이다. 필자가 소형차를 몰고 들어간 구간에선 양면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빼곡한 탓에 맞은편에서 차라도 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공포감이 들었고, 어쩌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릴라치면 낭떠러지와 같은 가파른 계단과 빼곡하게 밀집한 주택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후면주차 중 추락한 차량 사고는 운전 부주의가 원인일 수도 있겠으나, 주차 공간 부족으로 옥상을 주차장으로 쓰는 이곳 상황도 한몫했을 것이다.필자가 미로와 같은 구간을 빠져나오며 차량 바닥을 시원하게 긁어먹은 후 커브를 돌자마자 이번엔 건물 1층으로 난 도로가 우리를 맞이했다. 양쪽에는 여전히 거주민의 차량이 존재감을 과시했고, 친절하게 ‘2.3m' 이하 차량만 지날 것을 표지판이 경고하고 있었다. 마의 건물 1층 구간을 나서니 이번엔 급경사 내리막 구간이 나와 하강하는 롤러코스터의 기분을 선사했다. 노면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을 연신 브레이크를 밟으며 주행하자 뒤따라오던 차량들은 참지 못하고 필자의 차량을 가로질러 바쁜 길을 재촉했다. 도로 설계자에 대한 분노와 본인의 운전미숙에 대한 죄책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