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 갤럭시S9에 기지개 펴는 기변족

이동통신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기기변경(기변) 소비자, 즉 '기변족'이 모처럼 기지개를 폈다. 갤럭시S9이 자급제용으로 출시되면서다.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는 최초로 갤럭시S9을 출시와 동시에 자급제용으로 판매함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 결합과 기변 등이 가능해졌다.예컨대 알뜰폰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쓰고 있는 통신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갤럭시S9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자급제용 갤럭시S9을 따로 구매해 유심 칩만 갈아끼우면 된다. 이전에는 신제품인 갤럭시S9을 사려면 알뜰폰을 떠나 이동통신 3사 중 한 곳에 가입해야 했다. 저가 요금제를 이용하고 멤버십 활용이 적으며 기변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알뜰폰ㆍ자급제 단말기'의 조합이 '선택약정ㆍ이통사 단말기'보다 이득이다.통신사 '가족할인' 등에 묶여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바꾸지 못하던 사람들에게도 자급제폰은 좋은 대안이 된다. 스마트폰 구입 시 혜택은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이동'을 할 때 가장 크지만, 이렇게 되면 가족할인 조건이 깨지므로 선택하기 어렵다. 결국 새 스마트폰을 쓰려면 통신사는 유지한 채 기기만 바꾸는 기변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엔 보조금 등 혜택이 적다는 게 문제다.이에 가족할인을 받는 소비자들은 휴대폰 밀집상가 등을 찾아 공시지원금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받고 기변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고가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거나 부가서비스 가입 조건 등이 붙어 실익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자급제폰을 구입해 유심 칩을 갈아끼우기만 하면 기존 가족할인이나 요금제 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이런 시장 수요를 잡기 위한 판매사들의 마케팅도 활발해졌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ㆍ하이마트 등 자급제폰 판매점들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손님 모시기에 한창이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자급제폰을 구매하면 신용카드 8% 청구 할인과 디지털프라자 삼성카드 3% 추가 할인, GS25 편의점 기프티콘 증정까지 총 12만5270원이 할인된다.알뜰폰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알뜰폰 1위 CJ헬로는 3월 한 달간 자급제 전용 요금제를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 에넥스텔레콤도 이용자가 음성 통화ㆍ문자 메시지ㆍ데이터 사용량을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알뜰폰협회 관계자는 "자급제용 갤럭시S9 출시는 알뜰폰업체의 고질적인 단말기 수급 문제를 해소해주고 있다"며 "갤럭시S9 외에도 중저가형 자급제 단말기가 연이어 출시된다면 알뜰폰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갤럭시S9은 올해 내내 잠잠하던 이통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갤럭시S8는 출시되자마자 최고 70만원에 이르는 불법 보조금이 뿌려지면서 번호이동이 하루 4만건을 넘어서는 등 초과열 상태를 유발하기도 했다. 반면 S9은 2만4000여건에 그쳐 전작의 70% 수준을 보였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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