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기자
2월 셋째 주 서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자료제공=한국감정원
강남에 전셋집을 얻는 것은 쉬워졌을까.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상대적인 결과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남구, 서초구 등이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서민들의 눈높이와는 간극이 상당하다.올해 1월1일부터 2월23일까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전세 거래 실태를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67.72㎡ 전세는 2월 중순에 25억원에 거래됐다. 삼성동 아이파크 자체가 비싼 아파트라는 점과 전용면적이 크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결과물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그렇다면 아파트 거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용면적인 80~85㎡는 어떤 수준일까. 강남구에서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97㎡가 올해 1월과 2월 각각 13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역삼동 개나리SK뷰 84.98㎡ 전세도 11억원에 거래됐다.서초구의 경우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93㎡ 전세가 15억3000만원,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97㎡ 전세가 15억원에 각각 거래됐다. 반포동 반포자이 84.98㎡ 전세는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됐다.송파구도 남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10억원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잠실동 리센츠 84.99㎡와 잠실엘스 84.8㎡은 지난달 각각 10억원에 전세 거래됐다.강남 재건축아파트의 대명사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가 대치동 쪽에 전셋집을 마련하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을 마련해야 할까. 대치동 선경1차 84.5㎡ 전세는 2월 중순께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선경1차는 1983년 건축한 노후 아파트다.대치동에서 가장 유명한 단지 중 하나인 은마아파트 전세도 만만치 않다. 은마아파트 84.43㎡ 전세는 2월 중순께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과 2월 5억7000만~5억8000만원의 전세 거래 사례도 있다. 은마아파트 84.43㎡ 전세를 얻으려면 6억원 안팎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강남의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강북에 살던 서민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권으로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6억5500만원이다. 성동구는 6억3350만원이다. 마포구와 성동구는 올해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지역 중 하나다. 하지만 마포구와 성동구의 아파트 소유자가 집을 팔아 강남권으로 이사를 고민할 경우 전셋집을 얻는 것도 빠듯한 상황이다.강남이 전셋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하지만 서민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