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BBC의 다큐멘터리는 진화한다

# 피터 웨버ㆍ리처드 데일ㆍ리신 판 감독, 이제훈 주연 '지구: 놀라운 하루' ★★★자연의 신비한 이야기를 담은 영국 BBC의 다큐멘터리. 전 세계 22개국에서 142일 동안 찍은 영상이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1초에 1000프레임 이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인 '팬텀플렉스 4K'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슬로 모션을 보여준다. 특수 제작한 카메라와 크레인 등을 활용해 동물의 시점에 근접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전개가 단조롭게 흐르기 쉬운 위험을 다채로운 음악으로 보완한다. 특히 갈라파고스의 화산섬에서 갓 태어난 바다 이구아나 새끼들이 레이서 스네이크로부터 도망치는 모습은 웅장한 클래식 연주와 어우러져 쾌감을 준다.
# 토미 위르콜라 감독, 누미 라파스ㆍ윌렘 대포ㆍ글렌 클로즈ㆍ마르완 켄자리 주연 '월요일이 사라졌다' ★★★'산아제한법'으로 인구 증가를 통제하는 사회에서 카렌 셋맨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일곱 쌍둥이(누미 라파스)가 정체가 발각될 위기를 돌파하는 내용을 그린 범죄액션물.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추진했던 출산강제 정책을 그대로 뒤집어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관을 펼친다.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주제의식 등이 니콜렛 케이먼(글렌 클로즈)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돼 매력이 반감된다. 누미 라파스는 일곱 배역에 담긴 각각의 개성을 뚜렷이 표현해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뽐내지만 몇몇 신에서는 동작 연결이 조금 부자연스럽다. 쌍둥이들 간 갈등이 깊어지는 계기도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 이동은 감독, 배종옥ㆍ이원근ㆍ지윤호ㆍ서정연ㆍ박원상 주연 '환절기' ★★남편 진규(박원상)와 떨어져 지내는 미경(배종옥)이 여행길에서 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진 아들 수현(지윤호)과 멀쩡히 돌아온 용준(이원근)의 관계를 의심하며 고민하는 내용. 미묘한 감정을 포착했지만 대체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배역의 행위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지 않다. 사소한 대사나 행위에 신경을 쓰다가 보편적 감성을 환기하지 못했다. 성매매 등 맥락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도 적잖게 포함됐다. 인물 관계도 평면적으로 그렸다. 이원근의 연기만큼은 눈여겨볼만하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눈빛으로 말하는 일상적인 대사들이 절절하게 다가온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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