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점화자로 나선 김연아[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평창을 밝힐 평화의 불꽃이 '피겨 여왕' 김연아(28)의 손을 거쳐 활활 타올랐다.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개회식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성화 점화. 김연아가 유력한 후보로 꼽혔고, 예상대로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흰색 드레스에 피겨스케이트를 신고 성화대 아래 얼음 무대를 누빈 그는 최종 주자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남북 대표 박종아, 정수현으로부터 성화봉을 받아 불을 붙였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념과 갈등으로 국론이 크게 흔들렸으나 이 순간 만큼은 지켜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개회식은 '행동하는 평화'를 주제로 했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의 상징인 조화와 현대문화 특징인 융합을 바탕으로 출연진 3000여명이 한 편의 겨울동화 같은 공연을 선보였다. 강원도에 사는 다섯 아이가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동화 같은 판타지로 그렸다. 해나래, 아라, 푸리, 비채, 누리로 불리는 다섯 아이들이 시간여행을 하는 영상에서 혼천의, 거북선, 다보탑, 해시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22개가 파노라마로 스쳐 지나갔다. 이어 백호와 청룡, 현무, 주작 등 동서남북을 수호하는 사신이 스타디움에 등장하고, 고구려 벽화 속 여인들도 나와 평화를 기원하는 춤을 췄다.평창동계올림픽 성화[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를 시작으로 92개 참가국 선수 2920명이 등장하는 선수단 입장식이 진행되면서 행사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91번째로 공동 입장했다. 봅슬레이의 원윤종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 수비수 황충금이 공동 기수로 맨 앞에 서고 선수단이 작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뒤를 따랐다. 3만5000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기립박수와 함성으로 환영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10번째이자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이 역사적인 장면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한 21개국 정상급이 귀빈석에서 지켜봤다.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리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문 대통령이 개회선언과 함께 대회의 공식 출발을 알리자 출연진이 촛불을 들고 비둘기 모양으로 무대를 밝혔다. 이어 전인권, 이은미, 하현우, 볼빨간사춘기 등 인기가수 4명이 비틀즈의 '이매진'을 합창하면서 평화를 향한 염원을 부각시켰다. 드론 1218대를 동원해 오륜기 모양을 설원 위에 불빛으로 수놓은 장관도 선보였다. 곧바로 우리 동계 종목의 전설과 유망주가 운반한 올림픽기가 게양되고 올림픽 찬가가 울려퍼진 뒤 성화 점화 순서가 임박하면서 행사는 절정에 다다랐다. 전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전이경,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전 축구 국가대표 안정환의 손을 거친 성화봉은 단일팀 선수들의 합동 운반을 통해 평화 메시지를 극대화했고,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가 배출한 스타 김연아의 손에서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