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EMP 공격카드 꺼내든 북한… 대비없는 군

F-15K 전투기들은 대구기지에서 알래스카까지 8000㎞가 넘는 거리를10시간 동안 8번의 공중급유를 받으면서 멈추지 않고 날아가야 한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을 선제타격하기 위해 발진해야 할 공군 전투기들이 정작 핵폭발 시 나타나는 북측의 전자기파(EMP)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EMP로 선제공격에 나설 경우 공군 전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31일 군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해 7월 한국전자파연구소에 '공군 무기체계 EMP 방호능력 향상 방안 연구' 용역을 맡기고 이달 말 연구결과를 보고 받을 예정이다. 공군은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무기체계 특성에 따른 방호 우선순위를 결정할 방침이다.하지만 북한이 EMP 공격 가능성을 예고까지 한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산에 위치해 한미연합공군 작전을 총지휘하는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등 지휘부시설은 EMP 방호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공군은 올해부터 성남 공군기지 등 18개 시설에 합동참모본부의 EMP방호시설 기준을 적용해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산 등을 고려할 때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14곳은 2024년이후에나 시설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EMP 무기는 강력한 전자기펄스를 이용해 주요시설이나 무기체계의 전자장치를 파괴하거나 오작동을 유도한다. 고출력이라면 대부분의 전자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 특히 비핵전자기펄스(NNEMP)는 항공기 투하탄이나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목표로 하는 특정 지역에 피해를 준다. 예컨대 서울 100㎞ 상공에서 10kt 위력의 핵폭탄만 터져도 EMP로 인해 지상의 피해반경은 250여㎞에 달한다는 연구 분석 결과도 있다. 이런 규모의 핵폭탄에서 발생하는 EMP로 공군의 유도무기와 감시ㆍ정찰무기체계 상당수가 피해를 입게 된다.군에서 추진중인 전술정보통신체계(TICN)도 EMP 공격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TICN사업은 음성 위주인 아날로그 방식의 군 통신망을 대용량 정보 유통이 가능한 디지털 방식의 통신망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북한이 EMP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통신선에 유입되는 과전류를 차단하는 여과기능이 있어야 하지만 TICN에는 이 기능이 없다. 북한이 EMP공격을 할 경우 군내 통신망조차 끊어지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TICN은 부분적인 EMP방호가 가능한 상태이며 일부 부족한 기능은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앞서 북한은 지난해 6차 핵실험 6시간 전에 '수소탄' 탄두라고 주장하는 물체의 사진 3장을 공개하면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동안 핵무기 완성을 주장해온 만큼 다음 달 조선인민군 창군일 70주년 열병식에서 핵탄두를 공개할 수 도 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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