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정현 후원을 알리지 말라…'

정현/사진=아시아경제DB

이재용 부회장 구속 영향재계약 여부도 불투명[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문채석 기자]지난 22일 한국 테니스의 기둥 정현(22)이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정작 정 선수의 후원사인 삼성증권은 조용하기만 하다. 통상 기업들이 자신이 후원하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면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심지어 정 선수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얘기조차 나오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삼성증권은 1999년부터 테니스 종목을 지원해왔다. 앞서 1992년 삼성물산이 세운 삼성테니스단을 1999년부터 운영했던 것. 그러다 2015년 3월 팀이 해체되자 이후 삼성증권은 정 선수와 대한테니스협회를 후원하기로 했다. 특히 정 선수와 3년 간의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이 기간 동안 연봉 5000만원과 코칭스태프 인건비, 해외 경기 경비 등 연간 4억원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과 정 선수와의 인연은 그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테니스단을 운영하던 삼성증권은 나이 어린 정현을 꿈나무 선수로 육성했다. 체육계에서도 정 선수가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그가 떡잎 시절부터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삼성증권의 노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하지만 정 선수의 최근 성과 달성에도 삼성증권은 이 같은 후원 노력을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 이는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비인기 종목인 승마를 후원했다가 국정 농단 사건에 휘말려 이 부회장이 구속된 사태마저 벌어졌기 때문이다.한 테니스 유관단체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이라 삼성이 야구단과 축구단을 빼면 지원을 끊을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말했다.정 선수의 재계약마저 위태롭다는 말조차 나온다. 소속사인 IMG 측에서도 정 선수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일절 밝힐 수 없다"면서 "다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여러 기업과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스포츠 종목을 지원하는 것은 기업 홍보를 위한 것"이라며 "삼성이 승마 지원으로 곤욕을 치렀기 때문에 최근 정 선수의 활약에도 이를 알리지도 못하고 재계약에 대해서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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