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삼성전자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2주간 써보니ㅡ160cm 후반대 여성, 윙팁·이어팁 S 사이즈가 꼭 맞아ㅡLG전자 스마트폰과도 쉽게 연동 OKㅡ레드벨벳 '빨간맛' 춤에도 떨어지지 않지만 빅스비는 물음표ㅡ무선 이어폰 태생적 한계인 음질, 가격, 휴대성 불만족 여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스포츠에 '딱'이지만 여전히 비싸고 불편하다. 음질 역시 풀어야 할 숙제."삼성전자의 신형 무선 이어폰 '기어 아이콘X(2018)'를 지난달 1일부터 2주간 사용해봤다. 최근 들어 각 제조사가 무선 이어폰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물음표'다. 소비자 상당수는 디자인ㆍ배터리ㆍ음질ㆍ편의성ㆍ가격 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아이콘X는 소비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아이콘X의 면면을 주로 유선 이어폰과 비교해 뜯어봤다.◆디자인 = IT 기기의 특성상, 아무리 혁신적이라도 '멋이 없으면' 무용지물. 구글의 증강현실(AR) 글래스가 실패작으로 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아이콘X는 손색이 없다. 본체는 모난 데 없이 동그랗고 작아 잘 눈에 띄지 않았다. 검정 모델을 사용했는데, 코트ㆍ점퍼ㆍ운동복 어디에도 잘 어울렸다. 타사 무선 이어폰처럼 '마니아'틱하거나 혹은 '아재'스럽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하게 생겼다. ◆음질 =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 디자인이었다면 가장 실망한 요소는 음질이었다. '무선'의 태생적 한계일 수 있겠으나, 아이콘X의 잡음은 오래전 싸구려 유선 이어폰을 떠올리게 했다. 평소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을 사용해왔는데, 비할 바가 못 됐다. 음질이 좋지 않으니 몰입도가 떨어졌다. 상상 속에서 성시경의 콘서트장이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흐르는 클래식 공연장에 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다만 실내외에서 끊기지 않고 일정하게 재생되는 점은 좋았다.
◆편의성 = LG전자ㆍ삼성전자 스마트폰 등에 쉽게 연동됐다. 아이콘X 패키지는 편안함과 고정성을 위한 이어팁과 윙팁 각각 S, M, L 세 가지로 구성됐다. 각자의 귀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알맞은 조합을 찾으면 된다. 160cm 후반대 여성이 착용했기에 이어팁S, 윙팁S가 가장 잘 맞았다. 아이콘X를 착용하고 지난 여름을 강타한 레드벨벳의 '빨간맛'에 맞춰 격렬한 춤을 춰봤다. 놀랍게도 떨어지지 않고 제자리에 쏙 박혀있었다. 무게도 8g로 가벼워 한밤의 한강 러닝도 가능할 법하다. 터치만으로 재생 곡목을 바꾸는 것도 유용했다. 다만 사용 뒤 대충 둘둘 말아 두는 유선 이어폰과 달리 전용 케이스에 고이 꽂아 보관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컸다.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와 대화도 어려웠다. 헬스장에서 러닝 중 '엄마에게 전화 걸어줘' 같은 쉬운 명령을 단 번에 수행해내지 못했다.◆배터리 = 아이콘X 1세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다. 배터리는 대폭 개선됐다. 충전 한 번으로 단독 사용 최대 7시간, 폰 스트리밍 최대 5시간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취침 전 충전할 때 배터리가 모두 닳아 있은 적이 없었다.◆가격 = 아이콘X 가격은 22만원이다.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만만찮다. 분실 가능성을 생각하니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삼성전자가 무선 이어폰 시장을 크게 염두에 둔다면 아이폰처럼 향후 스마트폰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앨 가능성도 있다. 당장 내년 출시될 '갤럭시S9(가칭)'에 이어폰 단자가 살아남을지 사라질지 궁금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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