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부터 학벌까지 갖춰야 한다?…로스쿨의 이면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올해 사법고시가 폐지되고 내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통해서만 법조계에 입문할 수 있게 되는데 재력과 학력을 모두 갖춰야 하는 탓에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사법시험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즉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학력, 연령, 빈부에 관계없이 시험을 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고시 준비생의 노력에 따라 합격 여부가 갈렸다. 하지만 수험 인원이 많아 합격률은 3~4%에 불과했다. 또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까지 준비 기간도 긴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반면 로스쿨 졸업생들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75%다. 사법고시보다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아 고시 낭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또 정부는 법률서비스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만큼 로스쿨에서는 비법학과 출신들을 3분의 1 이상 선발해야 하는 제도로 비법학과 학생들에게는 균등한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로스쿨의 취지를 가리는 가장 큰 문제는 등록금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기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7 로스쿨 전형료, 입학금, 등록금 현황’을 보면 사립 로스쿨의 평균 학비는 1829만원이다. 가장 비싼 연세대 로스쿨은 2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상대적으로 학비가 낮은 국공립 로스쿨의 평균 등록금도 1043만원이다. 비싼 등록금 탓에 로스쿨에는 이른바 ‘금수저’라 불리는 고소득층 자녀들이 재학 중인 경우가 많다.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 재학생 약 68% 가량이 고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 재학생의 소득분위 구분은 장학금 신청 여부로 판단하며 장학금 미신청 인원은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또 수도권 로스쿨 출신의 검사 임용 비중이 81%에 달하면서 ‘로스쿨 학벌’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로스쿨 졸업 검사 263명 가운데 서울대는 60명, 연세대 36명, 고려대 29명으로 49%가 소위 말하는 SKY 출신이다. 반면 부산대는 12명, 충남대 7명 등으로 비수도권 출신은 18.5%에 그쳤다.이들의 학부도 대부분이 명문대 출신이다. 로스쿨 출범 이후 임명된 검사 전체 263명 중 183명, 약 70%가 SKY 출신이다. 반면 29명은 지방대학교 출신인데 이 중 9명은 지방 명문학교인 카이스트(KAIST) 출신이다. 이같이 검사들의 학부나 로스쿨의 출신 학교가 일부 학교로 몰리는 현상 때문에 학연주의를 조장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은혜 의원은 “로스쿨의 고액 등록금을 인하하기 위한 근복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갑윤 의원도 “학부는 SKY, 로스쿨은 수도권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만큼 검사임용에 이를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부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