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진기자
백정희 GS홈쇼핑 상무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계적인 모델 미란다 커는 방한 때마다 GS홈쇼핑에 출연한다. 글로벌 란제리 브랜드 원더브라의 모델인 그는 GS홈쇼핑을 통해 한국 소비자와 접선한다. 백정희 GS홈쇼핑 상무는 원더브라를 국내 홈쇼핑에서 단독으로 선보였다. 원더브라뿐 아니라 시슬리와 지니킴, 모르간(잡화), 스팽스 등 글로벌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를 발빠르게 국내에 들여왔다. 홈쇼핑 상품기획자(MD)는 제한된 시간에 판매할 상품을 선택하는 직업이다. 국내 홈쇼핑 채널이 17개까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채널을 고정시킬 단독 상품을 발굴하는 것은 홈쇼핑 업계의 숙제다. 백 상무의 경우 백화점 브랜드인 'SK-II 피테라 에센스'를 홈쇼핑에서 판매해 화제를 일으켰다. 당시 첫 방송에서 6분만에 3000통의 전화가 몰리고 모바일앱이 다운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는 "홈쇼핑이라고 무조건 싼 가격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좋은 브랜드나 제품은 가치를 지켜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장기적으로 홈쇼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로열티 높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스팽스도 비슷한 사례다. 백 상무는 란제리 팀장을 맡자마자 미국의 속옷 브랜드 스팽스를 발굴했다. 기네스 펠트로가 시상식에서 입은 속옷이다. 팬티 두장에 9만9000원. "너무 비싼 거 아니냐"며 직원들 모두가 만류했다. 당시 홈쇼핑 업계에서 16세트에 16만8000원에 팬티를 판매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론칭방송은 대박이 났다. 최근에도 백 상무가 이탈리아 업무를 보면서 국내에 들여온 유럽 브랜드 '사이먼스컷'과 '퍼세이세이'도 품절 사태를 빚었다. 국내에서 생소한 선글라스 브랜드 사이먼스컷은 론칭 방송에서 품절된 데 이어 최근에는 목표 대비 300%를 달성했다. 퍼세이세이는 신발 한켤레 가격이 40~80만원에 달하지만 역시 불티나게 팔렸다. 백 상무는 "국내 고객의 센스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명품을 갖고 싶은 소비자가 저렴한 상품부터 구매하는 '샤넬 립스틱 효과'와 달리 숨겨진 보석을 알아보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