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원 넘은 비트코인, 투기판 변질우려

비트코인 가격변동(자료=빗썸)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중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으로 한때 크게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다시 급등하고 있다. 비트코인 시장이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3일 기준으로 5800달러를 넘고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다. 이는 우리돈으로 따지면 600만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3~4년 전만 하더라도 불과 10만원대에 불과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그사이에 수십배가 폭등했다. 끝을 모르고 오르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초 중국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방안에 급락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4일 화폐공개(ICO)를 이용한 자금 조달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했다. 중국의 ICO 규모는 지난해 5건에서 올해 6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ICO는 기업이 가상화폐를 개발 및 판매해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흔히 주식공개(IPO)와 비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의 지분이 아닌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금융위험의 우려가 큰 것으로 금융당국은 판단했다. 중국 정부는 각종 불법적인 가상화폐 거래가 경제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월11일 3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신용거래 및 현금 인출 금지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액 비중은 지난해 87%에서 올해 10%대로 급감했다.
중국에 이어 한국 정부도 가상화폐 단속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모든 형태의 가상화폐를 통한 ICO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런 내용이 담긴 유사수신행위규제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마련할 방침이다. 중국과 한국 외에도 앞서 미국도 지난 7월부터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토큰발행을 증권법상 증권발행으로 보고 증권법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각국의 이같은 규제 조치에 일시적으로 잠시나마 가격 하락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다시 최고가를 찍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과거 네덜란드 튤립사태처럼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열풍에 대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도 더 심한 사기"라고 경고했다. 그는 "JP모건 직원 중 가상통화를 거래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고할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경고에도 투기수요가 계속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포트리스 투자그룹 출신의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CNBC와 인터뷰에서 "향후 6~10개월 사이에 비트코인 값은 1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 급등세가 투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가격거품 논쟁에 대해서는 어떤 우려도 반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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