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모습보다 더 큰 거인 서장훈

'언젠가는 감독 또는 코치를 할 날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방송에서는 여전히 아마추어 늘 많은 분들께 배운다는 생각으로 방송하고 있다'

서장훈 [사진=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방송은 이제 4년차. 출연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어느덧 스무 개가 됐다. '방송인'이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할 때도 됐지만, 서장훈(43)씨는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영원한 농구인"이라고 했다. "농구를 했던 내가 고기 집을 열었다고 하루아침에 정육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농구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좋아한 운동이다. 농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여전히 크다."'서장훈'이라는 이름 석 자를 빼고 한국 프로농구의 역사를 논할 수 없다. 정규리그 통산 최다득점(1만3231점), 최다 리바운드(5235개), 최다 자유투 성공(2223개) 기록은 모두 그가 갖고 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는 두 번(2000, 2006), 챔피언결정전 MVP는 2000년, 올스타전 MVP는 2006년에 거머쥐었다. 농구대잔치 MVP는 세 번(1994, 1997, 1998) 탔다.소속팀 청주 SK(현 서울 SK)를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시킨 1999~2000시즌은 압권이었다. 마흔다섯 경기에 나가 평균 24.2득점 10리바운드로 시즌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해당 시즌 외국인선수상을 받은 조니 맥도웰(46ㆍ평균 23득점 13.3리바운드)과 기록이 비슷했다. 국가대표로는 1994~2006년 12년 간 활약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만리장성' 중국을 넘고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는 데 기여했다. 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씨는 "선수시절을 기억하시는 많은 어르신들께서 '왜 농구감독은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실 때가 꽤 있다"고 했다. 그는 2013년 3월 선수를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가지 않았지만, 방송에서 농구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씨는 KBS1텔레비전 '우리들의 공교시 시즌2: 야자타임'에서 일반 고등학교 농구클럽 학생 선수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수정해줬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픈 커리(29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특집 방송에서 개그맨 박명수(47)씨는 서장훈의 자유투 시범을 보고 나서 정확한 슛을 림에 꽂아 넣었다. 서씨는 "다른 선수들도 그렇듯 나도 1998~2013년 선수시절 내 철학과 생각대로 팀을 맡아서 감독을 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고 고백하며 "하지만 감독을 할지, 안 할지는 내게는 여러 가지로 복잡한 문제다. 선수는 실력이 있으면 어느 팀에든 가서 경기에 나갈 수 있지만 감독은 다르다. 내가 감독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가 맞고 팀과의 관계, 조건들이 잘 맞아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훗날 '감독 서장훈'을 보게 될 여지는 남겼다. 서씨는 "언젠가 때가 되고 시기가 맞는다면 감독 또는 코치를 할 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그 때가 올 지 잘 모르겠다. 무엇이 됐든 항상 나는 농구를 위해 여러 가지로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서 씨는 지난 25일 종편 채널A에서 새로 방영하는 인문학 예능 프로그램 '거인의 어깨' 진행자로 출연하기로 결정됐다. 서 씨의 스무 번째 방송 프로그램이다. 그는 출연진과 여러 가지 사회 이슈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의견을 나눈다. 그는 "방송에서 나는 여전히 아마추어다. 방송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항상 민망하다. 늘 많은 분들께 배운다는 생각으로 방송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거인의 어깨'도 출연하시는 교수님들과 학자 분들, 방송인들께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지금은 내 앞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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