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아직 공직사회 적응 못해…이해진 관련발언 적절치 못했다'

▲경제민주화 시민단체의 간담회를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상조 위원장(가운데). [사진 =공정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과 관련된 설화(舌禍)와 관련, 아직 공직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해 나온 실수라고 11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경제민주화 관련 단체들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아직 공직에 잘 적응을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의장에 대해 "스티브 잡스와 같은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말했다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페이스북에 "오만하다"고 지적했고,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삼류(공무원)가 일류(기업인)를 깔본 셈"이라며 말을 보탰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앞서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 창업자께서 정확하고도 용기있는 비판을 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안 대표께서도 매서운 질책의 말씀을 주셨는데 겸허하게 수용하고 앞으로 또 귀한 말씀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문에 대해서도 "공정위원장으로서, 공직자로서 언행을 좀 더 적절하게 했었어야 했었는데 부적절했다"며 "아직까지 공직사회 프로세스, 행동방식에 익숙해지지 못한 거 같다"고 말했다. 달변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예전보다 신중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벌과 ICT 업계를 같은 잣대로 판단하는 데 대한 ICT 업계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변화가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 "설익은 이야기를 해 논란을 확산시키게 되고, 우리가 심사숙고하는 과정에 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구체적 말씀을 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계기가 된 인터뷰 내용의 맥락이나, 발언에 대한 사과가 이 전 의장에 대한 평가를 번복하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이 창업자의 비판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린다"며 "정부당국자가 정책에 관해 업계에 요청드리고 싶은 만큼, 업계쪽에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말씀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련의 과정을 논란이라고 보기보다 공감대를 모으고 생산적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공정위가 현행 법률 하에서 신중하게 결론 내렸다고 생각하지만, 업계나 당사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여러 채널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나 한국의 ICT산업 미래에 대해서 우리 사회 전체가 좀 숙고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다만 이런 숙고를 통해 생산적 결론을 내기 위해선 정부도 합리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 앞서 공정위가 민원처리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시민사회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초 오후 4시 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회의 역시 5시를 훌쩍 넘겼다. 김 위원장은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등 각 분야 별로 구체적 건의도 있었고, 또 한편 전반적으로 공정위 사건조사 심결과정에 대한 제도개선 건의도 있었다"며 "굉장히 폭넓게 얘기 나눴고, 앞으로도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 공감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 부분은 제가 어공(어쩌다 공무원) 되기 전부터 계속해온 말"이라며 "결론은 지속적 소통 통해 인식의 간격을 줄이고, 법과 제도뿐 아니라 상생의 모델로 가자는 데 상당부분 이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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